‘새신랑’ 서승재, 좋은 기운 안고 “내년도 복식 최강”

김지섭 2023. 12. 2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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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배드민턴의 간판 서승재(26·삼성생명)에게 2023년은 선물 같은 한 해다.

서승재는 "선배님들이 은퇴하고 침체기를 겪고 있었는데, 남자 배드민턴의 위상을 그래도 조금 높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여기가 끝이 아니라 더 성장하고 높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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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결혼 앞두고 완벽한 피날레
올해 남자 선수, 왕중왕전 우승 후
23일 한 살 연하 아내와 웨딩마치
남자 배드민턴 간판 서승재(왼쪽)가 올해 8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 복식 결승에서 채유정(가운데)과 호흡을 맞춰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세계선수권 2관왕 등 올해 최고의 성과를 낸 서승재는 사랑도 결실을 이뤄 23일 웨딩마치를 울렸다. AFP 연합뉴스

한국 남자 배드민턴의 간판 서승재(26·삼성생명)에게 2023년은 선물 같은 한 해다. 일도, 사랑도 모두 꽃피웠다.

세계개인선수권 2관왕과 월드투어 파이널(왕중왕전) 우승,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남자 선수 선정 등으로 기나긴 침체를 겪던 남자 배드민턴의 희망을 살렸고, 개인적인 경사로는 지난 23일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겹경사를 맞은 그는 “뜻깊은 한 해”라며 미소 지었다.


복식 두 종목 뛰는 특급 유틸리티 플레이어

서승재는 대표팀의 ‘특급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한 종목만 뛰어도 힘든데, 혼합 복식과 남자 복식 두 종목을 동시에 소화한다. 그간 세계 정상 문턱을 넘지 못하고 유독 8강 탈락의 쓴맛을 자주 봤지만 올해 복식 파트너와 호흡이 절정에 달하면서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이달 중국 항저우에서 펼쳐진 왕중왕전 남자 복식 준결승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서승재(왼쪽)와 강민혁. AFP 연합뉴스

강민혁(삼성생명)과 짝을 이룬 남자 복식에서는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호주오픈, 세계개인선수권, 왕중왕전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채유정(인천국제공항)과 손발을 맞춘 혼합 복식에선 세계개인선수권, 중국오픈, 코리아 마스터스를 제패했다. 특히 세계개인선수권 2관왕은 1999년 김동문 이후 24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서승재는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했던 부분들이 8강권에서 정상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세계개인선수권대회는 올해까지 3번 출전했는데, 2번 모두 8강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에 8강을 넘어 결승까지 오르고 좋은 성적을 낸 덕분에 ‘우리도 우승할 수 있는 저력을 갖췄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잘 먹고 잘 쉬는 게 체력 관리 비결

파트너에게 공을 돌리는 일도 잊지 않았다. 서승재는 “한 종목을 뛰는 선수들은 계속 같이 훈련을 하지만 난 두 종목을 하다 보니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종목별 훈련 시간이) 적다”며 “그래서 파트너들이 훈련 때 나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주고, 배려해준다.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고, 고마움도 느껴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이런 부분들이 시너지 효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체력 관리 비결은 따로 없다. 그는 “두 종목을 소화하느라 힘들긴 하지만 최대한 관리를 잘해서 지장 없게 훈련하고 있다”며 “잘 먹고, 영양제를 챙겨 먹고, 푹 쉬는 게 관리의 전부다. 경기가 없는 날은 잘 안 움직여 체력 소비를 줄이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올해의 남자 선수에 선정된 서승재(왼쪽). BWF 홈페이지

서승재의 성장은 한국 배드민턴에도 무척 반가운 일이다. 남자 배드민턴은 박주봉-김동문-이용대로 이어지는 스타 계보가 한동안 끊겨 스포트라이트가 여자 단식 안세영(삼성생명)에게 쏠렸다. 서승재는 “선배님들이 은퇴하고 침체기를 겪고 있었는데, 남자 배드민턴의 위상을 그래도 조금 높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여기가 끝이 아니라 더 성장하고 높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파리올림픽 2관왕 목표...아내 덕분에 올해 잘해

2024 파리올림픽 목표도 분명해졌다. 혼합 복식, 남자 복식 2관왕이다. 서승재는 “항상 선수는 금메달이 목표”라며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로)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를 발판 삼아 철저하게 준비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족과 동료, 지인들의 축하 속에 웨딩마치를 울린 서승재는 아내를 향한 애정과 고마움을 듬뿍 나타냈다. 그는 “많은 대회에 나갔는데 잘 이해해주고 배려해줘 올해 잘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항상 고맙고, 예쁘게 잘 살자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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