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개발자 3명이 만든 세계 1위 ‘솔라’, AI업계를 뒤흔들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세계 개방형(오픈소스) 인공지능(AI)이 모여 성능을 겨루고 순위를 매기는 허깅페이스의 ‘오픈 거대 언어 모델(LLM) 리더보드’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AI의 빌보드 차트로 불리는 이 보드의 1위부터 9위까지를 모두 국내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자체 개발한 LLM ‘솔라(4위)’와 솔라를 튜닝(개조·가공)한 모델이 채웠기 때문입니다. 해외 AI 개발자 사이에선 “또 다른 오픈AI의 등장”이라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솔라는 AI 업계의 고정관념을 바꿔놓았습니다. AI 혁신의 변곡점으로 1년 전 등장한 챗GPT-3의 매개변수(파라미터)는 1750억개였습니다. 매개변수는 AI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보여주는 기준으로 여겨집니다. 허깅페이스에서 10위인 캐나다 밸리언트 랩스 AI의 매개변수도 700억개입니다. 그런데 솔라의 매개변수는 107억개에 불과합니다. 더 적은 매개변수로도 정교한 알고리즘 구축과 최적화를 통해 세계 각국의 빅테크나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이 개발한 개방형 AI 모델 성능을 앞설 수 있다는 것을 솔라가 입증한 겁니다. 적은 매개변수로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는 소형 LLM은 AI 서비스 상용화의 핵심으로 평가받습니다. 매개변수가 적을수록 필요한 컴퓨팅 파워가 줄어들어 보급이 쉽기 때문입니다.
업스테이지는 네이버 스타 개발자 3명이 뭉쳐 2020년 설립한 스타트업입니다. 상장 기업도 아닌 시리즈 B 단계 회사입니다.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으로 세계 시장에 당당히 출사표를 내밀었고, 무모한 도전이 아니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픈AI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거대한 자본과 대규모 인력을 쏟아붓는 것이 당연시되는 AI 시장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 것이죠. AI 업계나 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 후발 주자인 한국은 AI 시장에서 변방에 머물러 있는 것을 당연히 여겨왔습니다. 하지만 한국도 충분히 새로운 AI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업스테이지 같은 기업을 세우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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