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포카’ 사고 싶은데...” 美 K팝팬 고민 한번에 해결한 서비스

안상현 기자 2023. 12. 26. 03: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거래액 20억달러, 한국인들 해외 직구의 절반 육박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제나(19)씨는 한국 아이돌 ‘BTS(방탄소년단)’와 ‘스트레이 키즈’의 열렬한 팬이다. 제일 좋아하는 일은 아이돌 관련 상품(굿즈) 수집이다. 하지만 소장하고 싶은 친필 사인 앨범이나 한정 포토카드 같은 제품은 한국 중고 거래 사이트나 쇼핑몰에서만 구할 수 있어 애를 먹었다. 제나씨의 고민은 한국의 역(逆)직구 서비스를 알게 되면서 해결됐다. 한국에서 제품 구매부터 해외 배송까지 모두 대행해주는 ‘딜리버드 코리아’라는 업체를 통해 원하던 물건을 언제든 구할 수 있게 됐다. 제나씨는 “한글을 몰라도 이용할 수 있고 여러 상품을 한꺼번에 묶어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있어 편리하다”고 했다.

K팝·드라마·웹툰 등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을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하는 ‘역직구’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역직구는 해외 직구의 반대 개념으로 해외에서 온라인으로 국내 제품을 구매하는 걸 말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역직구 거래 건수는 4364만건, 거래액은 20억3300만달러(약 2조6490억원)로 2019년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인터넷 쇼핑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 해외 직구 거래 규모(9612만건·47억2500만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그래픽=김성규

◇역직구로 활로 찾은 스타트업

역직구 스타트업 딜리버드 코리아는 원래 해외 배송을 주력으로 하는 B2B(기업 간 거래) 물류 기업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2021년 3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중심인 역직구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딜리버드 코리아의 역직구 지원 지역은 미국·싱가포르·영국·멕시코·독일 등 106국으로, 월평균 40만명이 넘는 고객이 방문한다. 딜리버드 코리아 관계자는 “18~35세 MZ세대가 주요 고객층으로 K팝 관련 제품과 문구류, 화장품과 의류 등이 인기가 많다”며 “올해 거래액은 약 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외국인에게 한국 여행 콘텐츠를 소개하고 인기 가게 예약을 중개해주던 스타트업 크리에이트립 역시 2021년 역직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비스하던 앱에 패션 및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구매한 해외 고객에게 최대 2주 안에 배송이 가능하게끔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2020년 6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이듬해 25억원, 지난해는 54억원이 됐다. 현재 크리에이트립의 월간 활성 이용자 규모는 약 140만명 수준이다. 이 밖에 해외 교민을 타깃으로 한국 상품 구매를 대행하는 역직구 플랫폼 ‘브링코’도 연매출 2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네이버·토스도 뛰어들며 생태계 확장

역직구 시장 성장은 국내 기업에 새로운 수출 판로가 된다. 기존에 크게 주목받던 분야가 아니었던 만큼,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지원하는 기술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8월부터 국내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돕는 ‘마이 스마트 스토어’ 시범 사업에 나섰다. 마이 스마트 스토어는 온라인 상점 개설부터 고객 관리, 데이터 분석까지 모두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설루션이다. 네이버 관계사인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을 통한 고객 소통 등 일본 역직구 관련 기술적 인프라를 갖췄다. 2aN, 더마펌, 드파운드, 마뗑킴 같은 국내 뷰티·패션 브랜드들이 마이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일본 역직구 시장에 진출했다.

그래픽=김성규

핀테크 기업 토스 역시 올해부터 역직구용 해외 결제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토스의 전자 지급 결제 대행(PG) 계열사 토스페이먼츠는 4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 결제 기업 페이팔과 연동해 해외 소비자가 국내 온라인 쇼핑몰 이용 시 세계 각국 통화로 편리하게 결제 가능하고, 원화 자동 정산도 되는 서비스를 지난 6월 도입했다. 주문 취소나 상품 불만족 등의 이유로 지불 거절(Chargeback) 같은 해외 결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증빙 자료 제출과 구매자와의 1:1 소통을 지원해주는 ‘차지백 반박 설루션’도 출시했다. 토스페이먼츠 관계자는 “토스페이먼츠를 통한 페이팔 결제액은 출시 이후 매월 전월 대비 평균 4배씩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