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경제 항산항심] 스타트업 경영자에게 배워야 할 것들
스타트업은 중소기업이냐, 아니면 창업 동아리냐 라는 의문을 가진 분들이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 오랫동안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경영자들이 보기에 “도대체 이 사업모델로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 거지?”라는 의문은 여전히 많다. 학생들은 취업 전에 경험 가능한 창업 동아리 정도로만 인식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또 학계에서는 기술과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하는 창업이 아니고서야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가진 학자분들도 여전히 자주 접하고 있다. 이 모든 의문과 오해들을 대신해서 해명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스타트업 경영자에게서 배워야 할 것들은 꽤 의미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하기에 간략하게 소개해 보려고 한다.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키워드를 들자면 시간(속도), 비즈니스모델, 팀이다. 시장은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 생태계에 작은 균열들이 일어나고, 이 균열의 틈은 큰 기업이 들어가기에는 시장으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균열의 틈을 메우는 사업을 스타트업이 추구하는데, 이 균열의 틈을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게 만들고, 지불하게 만들면서 평평한 분지와 같은 규모 있는 시장으로 만들어 나간다. 스타트업은 그 분지의 독점자가 되는 것에 시간과 공을 들인다.
그런데 이렇게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은 매우 변칙적이고, 종잡을 수 없는 방식으로 변해가며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 속도에 맞춰 빠르게 독재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본과 사람이 열악한 스타트업은 속도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 속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잘 내는 것이 매출 신장만큼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나와 같은 벤처 투자사들이 기업의 외형을 본격적으로 갖추기도 전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 속도라는 것을 내기 위해서는 사용자 혹은 고객의 숨은 니즈를 발견해 내어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과 판단을 추정해 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설문조사와 같은 일반적인 데이터만으로는 고객의 숨은 니즈를 찾아내기가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그로스 해킹이라는 마케팅적인 접근이 필수다. 이 부분이 스타트업 경영자에게 배워야 하는 첫 번째 요소이다.
또한 이러한 접근을 통해, 스타트업의 아이템을 어떤 채널에서 어떤 과금 방식으로 고객을 유입시킬지, 즉 비즈니스모델을 변화시켜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생각에 따라 유연하게 비즈니스모델이 여러 번 바뀌는 경우도 자주 있는 성장 사례다. 다시 말해, 시장에 맞춰 유연하게 사업모델을 조금씩 바꿔가며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유연함이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방식에서 배워야 할 두 번째이기도 하다.
비즈니스모델이 바뀌어 성장을 한다는 것은 사내에서 어떤 부분에 집중을 해야 하는지가 바뀌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집중을 해야 할 영역이 바뀐다는 이야기는 팀(조직)의 업무구조, 즉 일하는 방식도 유연하게 바뀌어 가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은 업무구조가 바뀔 때마다 바뀌기 힘든 ERP(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하기보다는 ERP에 준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을 연동해 ERP에 준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 방식이 유연하게 바뀔 때마다 필요한 SaaS 프로그램을 교체해 가며 새로운 업무수행 방식에 대응해 나가기 때문에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전사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유연하게 대응하며 성장 공식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팀의 유기적인 업무협업이 이루어지고, 이것이 팀 빌딩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이것이 스타트업에서 배울 수 있는 세 번째이다.
스타트업은 기업생태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해 가며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는 존재들이다. 이들에게서 생존에 대한 다양한 공식들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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