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럼] K-미용성형이 한류의 선봉장 되는 날
올해 미국 프로축구(MLS) ‘인터 마이애미’를 리그 정상에 올린 세계적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가 우승 기념 파티 장소로 뉴욕의 한국 식당을 선택한 것이 화제가 되었는데, 메시의 팬이자 한식을 사랑하는 한국 사람으로서 두 가지 소식 모두 매우 반갑게 느껴졌다. 특히 그 식당은 나도 여행 중 방문했던 곳이라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미국에서의 한식은 과거 코리아타운에서 이민자의 생계를 위한 음식에서 점차 발전해 왔는데, 일식이나 중식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 위상의 상승으로 K-콘텐츠를 대표하는 K-팝, K-드라마, K-뷰티에 힘입어 K-푸드 또한 인기를 끌게 되면서 간단한 길거리 간식부터 격식있는 고급 식당까지 한국적인 맛이 글로벌하게 인정받게 되었다. 각양각색의 민족과 인종이 모여드는 용광로 같은 뉴욕의 맨해턴은 최고의 셰프들이 자기나라의 식문화 전통을 각자의 개성과 독창성을 가미한 음식으로 선보이는 각축장인데 한식이 당당히 식문화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이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는데, 이는 괴테의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는 말에서 파생된 것으로, 여기서 ‘세계적’이라는 것은 각 나라의 특수성과 독창성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고유의 독창적인 문화가 이제 다양한 방면에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나 할까.
한국의 의료계 또한 그동안 내실 있는 발전으로 글로벌한 위상을 떨치고 있다. 미용성형이 전문 의료영역으로 귀속되고 본격적으로 성형외과 의사가 활동한 것은 미국이 시작이었고 한국에는 일본을 통해 성형수술이 전해졌다. 사실상 미의 기준은 문화권마다 다르지만, 서구 제국주의의 영향으로 19세기말 일본에 서양의학이 수입된 후 쌍꺼풀 수술이 유행하고 점차 외모를 서구적으로 바꾸는 성형수술이 인기를 끌며 동양권의 미의 기준이 점차 변해왔다. 그런데 K-뷰티, K-콘텐츠의 인기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형 미인으로 불리우는 동양형 미인 또한 세계의 주류 미인형으로 진입하면서 선호하는 미에 대한 기준에도 다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결과, 한국으로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방문하는 외국인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같은 동양권 나라 사람들의 방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편이다.
동양인은 크고 각진 얼굴형에 두툼하고 평면적인 눈, 코인 반면 서양인은 작고 갸름한 얼굴형에 지방이 없는 얇고 깊은 눈을 가져 서로 선호하는 수술이 판이하게 다르다. 동양인은 크고 각진 얼굴을 작고 갸름하게 만드는 안면윤곽 축소수술을 많이 선호하는 반면 서양인은 작은 얼굴을 각지고 돌출되게 증강시키는 안면윤곽 확대수술을 선호한다. 여전히 문화권에 따라 선호하는 미 의식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의 젊은 여성이 가장 많이 하는 쌍꺼풀 수술이나 코를 높이는 수술은 서양에서는 거의 하지 않는 수술이다.
요즈음 한류와 더불어 성형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와 비용 감소,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원인으로 외국인의 미용성형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외국인을 겨냥한 불법 성형브로커들로 인한 피해 사례나 유령의사 시술 등 문제점 또한 많이 발생하고 있다. 무분별한 성형수술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수 있고 부작용으로 인해 의료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쉽고 간단해 보이는 수술이라고 해도 모든 수술에는 부작용이 뒤따를수 있음을 충분히 고지하고, 전문실력과 자격을 갖춘 성형외과전문의를 선택하여 충분히 상담을 거친 후 환자 스스로가 현명하게 수술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메시가 한식당을 찾듯, 언젠가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내한하는 날이 오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내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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