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인 더 알리고 숨은 필진 발굴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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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시 전문지 '사이펀' 제31호 겨올호가 최근 나왔다.
오랜 세월을 견디며 꾸준하고 훌륭하게 발행되는 선배 격의 다른 문학 계간지가 적지 않은 부산에서, '사이펀'은 다소 독특한 위상과 면모를 보여왔다.
부산 시단의 중진 시인이기도 한 배 발행인은 그간 '사이펀이 무슨 뜻인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아서인지 제호 뜻부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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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문학 잡지의 할일 있다 믿어
- 내달 창원에서 문학토크 행사 개최
- 올해 사이펀문학상 최휘웅 시인
계간 시 전문지 ‘사이펀’ 제31호 겨올호가 최근 나왔다. 오랜 세월을 견디며 꾸준하고 훌륭하게 발행되는 선배 격의 다른 문학 계간지가 적지 않은 부산에서, ‘사이펀’은 다소 독특한 위상과 면모를 보여왔다. 그렇지 않았다면 문학 환경이 한결 더 어려워진 2016년 ‘뒤늦게’ 창간한 계간지 ‘사이펀’이 30호를 넘겨 가며 7년 넘게 항해하기는 더 힘들었을 것이다.
배재경 ‘사이펀’ 발행인을 지난 22일 부산 중구 중앙동 도서출판 작가마을에서 만나 이 문학잡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부산 시단의 중진 시인이기도 한 배 발행인은 그간 ‘사이펀이 무슨 뜻인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아서인지 제호 뜻부터 설명했다. “여과기 또는 파이프와 파이프를 이어주는 존재를 뜻합니다.” 시 전문지 ‘사이펀’을 창간한 배 발행인은 “플랫폼이자 집결지·기지로서 종이·문학 잡지가 할 일은 여전히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사이펀’의 지향과 목표로 “부산 시단의 시인을 밖으로 더 잘 알리고, 그 일을 잘하기 위해서라도 전국 숨은 필진을 발굴하는 일, 그리고 플랫폼과 여과기 기능을 잘하기 위한 방안을 개척하고 유지하는 것”을 꼽았다. 1년에 4번 펴내는 계간지로서 ‘사이펀’은 활력 있는 지면 편집과 기획을 선보였다.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부산과 전국을 고루 반영하되 유명도 대신 내실을 중시하는 태도도 관철했다.
“초창기엔 원고 청탁을 하면 아무 반응도 답도 없이 그냥 원고를 안 보낸 필자가 꽤 많았는데 지금은 글 쓰고 싶다고 먼저 연락해 오는 경우가 늘었다”고 배 발행인은 말했다. 그는 “사이펀문학토크 행사를 울산 대구 광주 목포 서울에서 열었고 내년 1월 창원에서 이월춘 시인을 모시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식으로 발상을 바꿔 전국을 돌며 문학행사를 펼쳤더니 ‘사이펀’ 인지도가 크게 올라가더라”고 그는 떠올렸다.
2016년 제정한 사이펀문학상에는 계간지 ‘사이펀’의 원칙이 그대로 투영된다. 배 발행인은 “1년 동안 ‘사이펀’에 실린 시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시를 쓴 시인에게 준다”며 “제1회 수상자는 경북 영천의 이중기 시인, 올해 수상자는 부산의 최휘웅 시인”이라고 소개했다. 역대 수상자 면면이 다채롭고 지역 분포가 다양한 특징이 있다.
1980년대부터 문학 출판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 발행인은 문학 출판과 입시 출판 분야에서 순항하다가 2000년대 초 김해로 진출하는데, 이때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밑바닥까지 가는 실패를 경험했다고 한다. 부산으로 돌아와 도서출판 작가마을을 운영하며 새출발을 다짐한 그는 잡지의 힘을 마음속에 간직했다. 활력 있는 문학잡지를 구상하면서 ‘사이펀’ 창간에 나섰다. “그때 많은 분이 발기인으로 동참했다. 사이펀문학상 제정도 주위 분들의 동참과 도움 덕에 출발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고 유병근 시인·수필가가 남긴 문학 유산은 ‘사이펀’에 매우 소중하다. 수필 분야의 유병근문학상 제정도 구상한다. 강은교 시인은 ‘사이펀’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매호 산문을 쓴다.” 배 발행인은 “지역 큰 문인의 정신을 이어받는 것도 우리 일”이라며 “활력 있게 잡지를 기획하고, 오프라인 행사나 문학상 등으로 좋은 시인·작품을 모으는 플랫폼”으로서 ‘사이펀’의 역할을 키우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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