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 힘들고 지퍼 못 올리면…퇴행성 경추 척수병증 의심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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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아픈 것'과 '마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인제대 부산백병원 팽성화 신경외과 교수). 팔에 마비가 와도 통증 때문에 못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해 마비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팽 교수는 말한다.
부산백병원 팽성화 교수는 "미래에는 이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약물이 개발되고, 환자들이 손쉽게 척수병증을 인지하고 경미한 증상을 찾아내는 척도와 이를 모니터링하는 의료의 발전이 실현될 것으로 본다. 여기에는 인공지능, 딥러닝(Deep learning)의 활용이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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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형감각 상실 머리질환 오해도
- 앞뒤로 척수 압박 땐 수술 염두
- 지연되면 염증·신경세포 손상
- 이상 느껴지면 빠른 진단 중요
“환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아픈 것’과 ‘마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인제대 부산백병원 팽성화 신경외과 교수). 팔에 마비가 와도 통증 때문에 못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해 마비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팽 교수는 말한다.
목뼈 즉 경추는 척추의 일부분으로 그 중심에는 중추신경계인 척수가 있는데, 이것이 손상되면 여러 증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통증과 마비를 잘 구별하기 어렵다. 특히 퇴행성 경추 척수병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척수를 만성적으로 압박해 이상 증상이 발생한다. 이 질환은 목 통증과 방사통이 같이 생길 수도 있지만, 보통은 오랜 기간 퇴행성 변화에 따른 척수 압박으로 보행이 힘들게 된다. 균형감각이 떨어져 한쪽으로 넘어지려 하고, 일어서다 넘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머리의 문제로 생각해 병원에 오기도 한다.
팽성화 교수는 “그나마 병원에 오는 경우는 다행이다. ‘괜찮겠지’ 하며 민간요법을 하는 경우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대부분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병원에 오게 돼 결국 예후가 좋지 않다. 이상이 느껴지면 대학병원을 빨리 방문해 머리 문제인지, 척수 문제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퇴행성 경추 척수병증은 보행뿐만 아니라 손의 기능에도 문제를 초래한다. 단추 잠그는 동작이 둔해지고, 지퍼를 올리기 힘들고, 숟가락·젓가락질이 어려워지며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것이다. 경추에 무리가 가는 노동(오랜 기간 반복적인 활동)을 하면 척수병증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후종인대 골화증’(척추의 후종인대가 비정상적으로 굳어지는 것)도 척수병증을 일으킨다. 근래 이 질환은 젊은층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장시간 스마트폰 보기, 경추를 과다 사용하는 취미·운동·습관 등으로 전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진단은 CT, MRI 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보조적으로 전기생리학적 검사도 사용된다. 약물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지만, 효과적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 척수 압박 요인을 제거 또는 감압하는 전방접근법을 시행하고, 다발병변이면 후방접근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경추 앞뒤로 척수를 압박하면 수술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예후는 증상의 오래된 기간, 수술 전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결정된다. 수술이 지연될수록 염증반응과 신경세포 손상이 진행돼 회복이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조기 진단과 수술은 신경학적 진행을 중지시키고 장기적으로 신경 기능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 퇴행성 경추 척수병증은 치료 여부에 따라 증상의 변화가 아주 다양하다.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고, 오랜 기간 치료로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에 대한 치료가 병행돼야 하며 수술 후에도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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