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다치고 산업재해 신청… ‘나이롱 환자’ 117건 적발

이문수 기자 2023. 12. 26.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집에서 넘어져 다쳤는데도 병원 관계자에게 사무실에서 넘어진 것으로 거짓 진술을 부탁해 산업재해로 처리했다.

결국 A 씨는 산업재해 보험금 5000만 원을 수령했다.

배달업무 종사자 B 씨는 배달 중 넘어지는 사고로 보험금 1000여만 원을 수령했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산재 나이롱 환자'의 산업재해 보험금 수령에 대해 지난달 1일부터 산재보험 제도 특정감사를 벌여 지금까지 117건의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동부, 산재보험 제도 특정감사
부정수급 적발액 60억 원 넘어
6개월 이상 입원환자 50%에 달해
산재보험 제도에 구조적 병폐도

병원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집에서 넘어져 다쳤는데도 병원 관계자에게 사무실에서 넘어진 것으로 거짓 진술을 부탁해 산업재해로 처리했다. 결국 A 씨는 산업재해 보험금 5000만 원을 수령했다. 배달업무 종사자 B 씨는 배달 중 넘어지는 사고로 보험금 1000여만 원을 수령했다. 그러나 B 씨는 조사 결과 업무와 관계 없이 사적으로 이륜차를 음주 운전해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산재 나이롱 환자’의 산업재해 보험금 수령에 대해 지난달 1일부터 산재보험 제도 특정감사를 벌여 지금까지 117건의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부정수급 적발액은 약 60억3100만 원이다. 감사 결과 사적으로 발생한 사고를 업무 중 다친 것으로 조작해 산재 승인을 받거나, 산재 요양 기간에 다른 일을 하며 타인 명의로 급여를 지급받는 등 다수의 부정수급 사례가 적발됐다.

추락에 의한 골절 등의 상병을 진단받고 척추 손상으로 두 다리가 완전히 마비된 것으로 판정받은 재해자가 알고 보니 걸어다니고, 쪼그려앉기까지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고용부는 적발된 부정수급 사례에 대해 장해등급 재결정, 부당이득 배액 징수,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최근 5년간 업무상 사고에 의한 산재 승인 신청 건수가 41%, 업무상 질병 관련 산재 승인 신청 건수는 147% 급증했다. 특히 업무상 질병 보상액은 약 2280만 원으로 일반 사고 보상액(약 1520만 원)보다 1.5배 많아 부정수급 유발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이에 ‘산재 카르텔’, ‘나이롱 환자’라는 비판이 일자 고용부는 산재보험 제도와 운영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에 착수했다. 이 외에도 고용부는 6개월 이상 입원 환자가 전체 환자의 47.6%에 달하고, 근로복지공단의 진료계획서 연장 승인률이 99%에 달하는 등 산재보험 제도의 구조적 병폐도 일부 확인했다. 이에 고용부는 당초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로 예정됐던 감사 기간을 한 달 연장해 이달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산재보험 부정수급을 예방하고 시정하기 위한 현장감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근로자들이 이른 시일 내에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직업재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