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크너 탄생 200주년… 내년 국내 교향악단 공연 잇따라

김성현 기자 2023. 12. 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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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낭만주의 오스트리아 작곡가
/오스트리아 린츠 주립 박물관

내년은 오스트리아 작곡가 브루크너(1824~1896)의 탄생 200주년. 구스타프 말러(1860~1911)와 함께 후기 낭만주의의 험난한 준령(峻嶺)을 상징하는 교향곡 작곡가이지만, 둘의 음악적 스타일은 사뭇 대조적이다. “세기말의 격동과 불안을 담고 있는 말러가 현대인들의 개인주의적 정서와도 잘 어울린다면, 독일 음악의 유구한 전통에 바탕한 브루크너는 바그너의 웅장함과 바흐의 종교적 엄숙함, 슈베르트의 낭만적 정서까지 모두 아우른다”(음악 칼럼니스트 유정우)는 평이다.

내년 국내 교향악단들이 브루크너 등정(登頂)에 잇따라 나선다. KBS교향악단은 내년 정기 연주회 일정에 브루크너 교향곡 5번(9월 27일 롯데콘서트홀)과 교향곡 9번(7월 18일 예술의전당)을 포함시켰다. 서울시향 역시 내년 음악감독으로 정식 취임하는 뉴욕 필하모닉 출신의 거장 야프 판 즈베던의 지휘로 브루크너 교향곡 7번(12월 12~13일 롯데콘서트홀)을 들려준다. 부천 필하모닉은 내년 2월 28일 부천아트센터에서 브루크너의 교향곡 6번을 홍석원의 지휘로 연주한다. 현재 광주시향 예술감독인 지휘자 홍석원씨는 내년 6월 광주시향과도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음악을 통해서 종교적 숭고함까지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곡가”라고 설명했다. 인천시향 역시 내년 4월 26일과 5월 17일 아트센터인천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7~8번을 각각 연주한다. 인천시향 예술감독인 지휘자 이병욱씨는 “당대 최고의 오르간 연주자였던 브루크너는 교향곡에서도 금관이나 더블베이스의 현(絃)을 통해서 아름답고 웅장한 오르간의 효과를 빚어냈다”고 말했다.

말러와 브루크너 교향곡 모두 길게는 연주 시간이 1시간 30~40분에 훌쩍 이른다. 단원도 100명 가까이 필요한 대편성인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말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브루크너 교향곡의 연주 기회는 적은 편이다. 이유가 뭘까. 이병욱씨는 “길고 힘든 건 똑같은데 끝나고 나면 말러는 관객 반응이 즉각적인 반면, 브루크너는 연주하는 입장에서 ‘티’가 덜 난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웃었다. 말러의 음악은 설령 친숙하지 않더라도 처음부터 강렬한 인상을 선사한다면, 브루크너는 오랜 시간을 두고 음미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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