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하림, HMM 인수할 6조 있나? 매각협상 커지는 검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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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입 제외 2조7000억 조달 필요- 유보금 10조로 이자 낼 가능성- 팬오션 3조 유상증자설 힘 얻어- HMM 노조 '현금 빼먹기' 우려- 하림 "구체적 계획 아직 없다"하림그룹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MM(옛 현대상선) 매각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진다.
하림은 HMM 인수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약 6조4000억 원 중 최대 3조 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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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입 제외 2조7000억 조달 필요- 유보금 10조로 이자 낼 가능성- 팬오션 3조 유상증자설 힘 얻어- HMM 노조 ‘현금 빼먹기’ 우려- 하림 “구체적 계획 아직 없다”
하림그룹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MM(옛 현대상선) 매각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진다.
HMM노조는 사실상의 ‘무자본 인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지역 정치권도 ‘졸속 매각’이라며 재협상을 요구한다. 쟁점은 하림그룹이 6조4000억 원으로 알려진 HMM인수자금을 마련할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HMM은 국내 유일한 원양 컨테이너 선사다. 부산이 매각의 향배를 예의주시한다.
HMM노조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측에 하림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배경과 그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또 하림의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국민적 검증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안병길(부산 서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HMM 졸속매각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 제기는 하림이 HMM을 인수할 자금이 있느냐는 의심 때문이다. 하림은 HMM 인수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약 6조4000억 원 중 최대 3조 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을 함께 꾸렸던 JKL파트너스가 7000억 원 안팎을 부담하더라도 2조7000억 원을 마련해야 한다. 부족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림 측은 다른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을 끌어와야 한다. 하림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지만, 자회사인 ‘팬오션 3조 원 유상증자설’이 나온 이유다. 팬오션이 3조 원을 조달하려면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주식 수보다 더 많은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
시장도 하림그룹의 ‘승자의 저주’를 우려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증시에서 상승세를 보인 하림과 하림지주 주가는 지난 22일 하락세로 마감했다. 유상 증자설에 휩싸였던 팬오션 주가는 19일부터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HMM노조는 부족한 자금력에도 하림이 인수전에 나선 배경에 ‘HMM 유보금 10조 원’ 있다고 의심한다. 대규모 인수금융과 팬오션 유상증자를 통해 사실상 ‘무자본 인수’로 막대한 유보금까지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이다. HMM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사내 유보금)은 10조6585억 원에 달한다. 이 돈이 하림이 일으킨 대규모 인수금융 등에 대한 이자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산은은 HMM 매각 절차를 진행하면서 인수자 측의 ‘현금 빼먹기’를 방지하기 위해 ‘3년간 연간 배당금 5000억 원 제한’ 등의 먹튀 방지 조치를 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산은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현금 3조~4조 원에 대한 인수금융 금리를 8%로 가정했을 때, 1년에 갚아야 할 이자는 2000억~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배당금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2016년 말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했다. 남은 것은 HMM뿐이다. 하림이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고 HMM의 새 주인이 될 수 있을지 부산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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