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겨울올림픽 첫 메달 도전… 후회없는 연기 하고 싶어”

임보미 기자 2023. 12. 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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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국가대표 김현겸(17·한광고)은 좀처럼 추위를 타지 않는다.

김현겸은 9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현겸은 올해 1월 열린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3∼2024시즌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면서 차준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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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男싱글 국가대표 김현겸
ISU 피겨 주니어그랑프리 파이널 銀
2022 2023 선발전 통과 못했지만
트리플 악셀 연습 집중할 시간 얻고, ‘쿼드러플 토’까지 완성해 성적 점프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김현겸이 18일 서울 태릉선수촌 인근 한 카페에서 스케이트를 품에 안고 미소짓고 있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딴 김현겸은 2024 강원 청소년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싱글 최초 메달에 도전한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국가대표 김현겸(17·한광고)은 좀처럼 추위를 타지 않는다. 바깥 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진 상태였지만 ‘야외에서 외투 없이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 는 말에 망설임 없이 점퍼를 벗었다. 김현겸은 또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에게서 음악적 소양을, 젊은 시절 검도장을 운영했던 아버지에게서 운동신경을 물려받았다. 그러니 차가운 빙판 위에서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피겨스케이팅을 만난 건 운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김현겸은 9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이 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이전에는 ‘피겨 왕자’ 차준환(22·고려대)이 2016년 대회를 3위로 마친 게 최고 순위였다.

김현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피겨는 내 운명’이라고 확신하지 못했다.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김현겸의 가족은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에서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이사를 갔다. 집에서 국가대표 훈련장인 서울 태릉실내빙상장까지 거리는 약 30km에서 60km로 두 배가 됐다. 많은 피겨 선수들이 태릉과 가까운 경기 남양주시 별내신도시로 이사하는 것과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김현겸은 “쟁쟁한 형들이 많아 국가대표 선발은 상상도 못하던 일”이라며 “국내대회에서도 잘해야 5등이었다”고 말했다.

피겨 국가대표로 뽑히려면 시즌마다 1, 2차 선발전 합계 4위 안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다만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선수는 별도 선발전을 통해 뽑는다. 김현겸은 2021∼2022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을 치렀지만 2022∼2023시즌에는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김현겸은 “국제대회에 못 나가게 된 게 오히려 잘된 일이다 싶기도 했다. ‘트리플 악셀’(3.5회전) 연습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트리플 악셀을 뛰게 되면서 그 나비효과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겸은 올해 1월 열린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3∼2024시즌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면서 차준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현겸은 결국 1, 2차 선발전 합계 4위로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김현겸의 어머니는 일주일에 일요일 딱 하루만 빼고 인천 청라에서 태릉까지 왕복 120km를 매일 운전 중이다.

어머니의 뒷바라지 속에 김현겸은 ‘쿼드러플(4회전) 토’까지 완성했다. 김현겸은 쿼드러플 토를 올 시즌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첫 점프로 배치하면서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은메달, 5차 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파이널 무대에서 이 점프에 실패하면서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김현겸은 “큰 경기였고 (쇼트프로그램 1위로 프리스케이팅 연기 순서가 가장 늦어) 긴장을 오래 하다 보니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더라. 이래서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김현겸은 이제 2024 강원 청소년 겨울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아직 한국 남자 싱글 선수 누구도 이 대회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다. 김현겸은 “이렇게 큰 대회에 나가는 게 처음이라 외줄타기를 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차분하게 하려고 한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때 후회가 많이 남아서 이번에는 후회없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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