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파트너십 새 시대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회의’ 통해 3각 공조 강화
한·미·일 3국 정상이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첫 별도 정상회의를 열고 군사·경제안보 협력을 동북아를 넘어 인도·태평양 등 글로벌 차원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역내 안보 위협 발생 시 3국이 협의를 통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고, 공급망·금융 등 협력 대상도 확대됐다. 한국으로서는 1953년 한미 동맹, 1965년 한일 수교에 이어 새로운 차원의 국제 협력 체제를 갖춘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4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는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9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 대표는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하자 단식에 돌입했고 표결 하루 전날엔 부결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내며 스스로 약속을 깼다. 하지만 야권에서 최소 29표의 반란표가 나오면서 가결을 막진 못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이 대표는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했다. 법원은 이 대표의 ‘위증 교사’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정찰위성·ICBM 이어 9·19 파기… 더 심해진 北의 폭주
북한의 핵·미사일 ‘폭주’는 올 한 해 더 심해졌다. 북한은 11월 3차 시도 끝에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우리 정부가 대응 차원에서 9·19 군사합의 일부 조항을 효력 정지하며 대북 정찰력을 복원하자, 북한은 즉각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역대 최다인 5차례 발사했는데, 기습 타격이 가능한 신형 ICBM 화성-18형만 3차례 쐈다.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지 1년 만인 올 9월 헌법에까지 ‘핵무기 발전의 고도화’를 명시하고, 그달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진수식도 공개했다.
◇고물가에 신음… 용량 줄이고 값싼 원료 쓰는 꼼수 인상까지
우리나라 국민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물가에 시달렸다. 작년 5.1%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월도 5.0%로 여전히 높게 시작했다. 7월 2.4%까지 상승 폭을 줄이는가 했더니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8~11월 4개월 연속 3%대에 머물렀다. 특히 서민들이 자주 찾는 라면, 빵, 우유, 생수, 햄버거 등의 물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여 년 만에 기록적인 수준이었다.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값싼 원료로 대체하는 ‘스킴플레이션’이라는 꼼수 가격 인상까지 나타났다.
◇우리 기술 우주발사체 ‘누리호’ 성공… 7대 우주 강국 도약
5월 25일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실제 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르는 첫 실전 발사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국가와 민간이 함께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우리 땅에서 우리 기술로 만든 로켓으로 우리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며 우주 강국으로 향하는 첫발을 디뎠다. 한국은 자력으로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다음은 달과 화성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10년간 2조원을 투입, 2032년 달에 국산 착륙선을 보낼 수 있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나선다. 2045년에는 화성에 태극기를 꽂는 것이 목표다.
◇한달치 비가 하루에 내리기도… 오송 지하차도 14명 사망
올여름 전국 곳곳에 한 달 평년 강수량 규모가 하루 사이 내리며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7월 충북 청주에선 폭우로 임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물이 들어차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사망했다. 경북 예천 등에선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25명이 숨졌다. 8월엔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해 전국 곳곳에 피해를 입혔다. 그런가 하면 폭염이 기승해 열두 달 중 여덟 달(1·3·4·5·6·9·11·12월)이 ‘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첫 폭염경보(6월 20일)도 작년보다 20여 일 빨랐다.
◇‘사라진 아이’ 2000여 명… 출생통보·보호출산제 법제화
지난 6월 감사원 감사를 통해 병원에서 출산된 기록은 있지만,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영·유아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12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존 여부를 알 수 없는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생모가 아기를 낳은 뒤 곧바로 냉장고에 유기한 사건 등이 드러났다. 이에 국회와 정부는 부모의 출생 미신고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라진 아이’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를 법제화했다. 법 시행은 내년 7월부터다.
◇‘교권 추락’ 이슈화시킨 서이초등학교 2년 차 교사의 죽음
7월 18일 서울 서이초등학교의 2년 차 교사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학부모의 괴롭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이 나와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고 경찰 조사까지 시작됐다. 4개월간 조사에서 학부모의 갑질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서울에 모여 11차례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교권 추락’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전국 곳곳에서 학부모 갑질 피해를 당한 교사들의 고발이 쏟아졌다. 이후 정부·국회는 교권 회복을 위해 법을 개정하고 정책을 마련했다.
◇미흡한 준비로 파행 운영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지난 8월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파행 운영됐다. 153국 4만3000명의 세계 스카우트 대원이 참가한 이 대회는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새만금 야영지의 폭염 대비 미흡과 비위생적 환경 등 각종 문제가 노출됐다. 다수의 잼버리 대원들이 온열 질환에 걸렸고, 일부 국가 대원들은 조기 퇴영했다. 태풍 북상으로 대회 기간 도중 새만금 야영지에서 전원 철수한 대원들은 기업, 대학, 종교계 등의 총력 지원으로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잼버리 프로그램을 마쳤다.
◇지구 495바퀴 돈 ‘부산 엑스포’… 사우디 벽은 못넘어
한국은 지난해 6월 민관 합동으로 엑스포유치위원회를 꾸려 509일간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전선에서 뛰었고, 한덕수 총리 및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삼성)·정의선(현대차)·구광모(LG) 등 주요 그룹 회장을 포함한 기업인들이 전 세계 구석구석을 누볐다. 이들이 비행한 거리는 지구 495바퀴, 만난 고위급 인사는 3472명에 달한다. 총력을 기울였지만, 선발 주자인 사우디의 벽을 넘지 못하고 11월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119대29표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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