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TV광고는 넘치는데 보험은 진실한가

경기일보 2023. 12. 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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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종 인하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TV를 보면 광고료가 싼 것도 아닐 텐데, 보험 가입 광고가 넘쳐난다. 손해 보고 하는 일은 아닐 테고, 그렇게 매번 광고하는 것을 보면 보험은 참으로 남는 장사인가 보다.

그런데 근래에는 가입자가 납득할 만한 예전과 같은 보험은 모두 사라지고, 가입자의 부담이 커진 보험만 보인다. 어려우면 접으면 될 일인데 회사에만 좋고 가입자에게 불리한 상품으로 보험사의 살길만을 꾀하는 모양새이다.

이제는 기존 가입 상품에도 약관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며 가입자를 압박하는 터무니없는 사례도 흔히 들려온다. 가입자가 약관 내용을 국어시험 보듯 샅샅이 조사해 이해하고, 몇십 년 후까지도 알고 대비해야 할 판이다.

건강 보험은 미래를 대비해 돈벌이가 있는 젊을 때 가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실비보험 등은 모두가 갱신 구조인 탓에, 젊어 병원 갈 일이 없어 혜택을 못 받았다가 받아야 할 때쯤 되면 대폭 오른 보험료로 갱신해야 하니, 그간 납입한 보험료를 날리며 해지할 수도 없고 난감할 따름이다. 그래도 광고 내용에는 혜택만이 가득하다. 상담만 받아도 무조건 경품도 준다니, 한번 걸려들면 전부 가입시킨다는 자신감이다.

어떤 보험도 가입 시의 판단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기에, 모든 것이 가입 시에 결정되는 구조여야 한다. 그럴듯하게 유혹해 보험에 가입시킨 후 갱신 시 가입자에게 감당하기 힘든 부담을 지게 하는 행위는 장사치의 교묘한 속임수다. 매년 갱신되는 보험료라면 아주 자세한 고지의 의무를 부과해 가입자의 혼돈을 막아야 한다. 또 직접 말하지 않은 내용은 어떤 경우에도 보험사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손해보다 보험사의 안정적인 영업이 더 중요한 듯 보험사와 한편이 돼 국민에게 보험료를 더 많이 내도록 지도 감독하고 있으니, 결국 정부의 보호 아래 기업만이 사는 구조다.

최근의 보험상품은 찬찬히 들여다보면 가입자의 보험료로 보장받는 수준의 것도 많아 그냥 저금해 뒀다 이를 치료비로 충당하는 것이 나을 것 같은 경우도 많다. 물론 보험의 혜택을 크게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국가 의료보험이 있어 사보험으로 얻을 혜택이 미미한 경우도 많다.

정부는 보험이 보험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하는 구조를 타파해 국민 개개인의 보호에 힘써야 한다. 차제에 사보험은 특수한 영역에 머물도록 하고 국가 의료보험이 실비보험 등을 들지 않아도 기능할 수 있도록 그 체계를 개선하는 것도 고려해 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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