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요국 물가 2% 안착 전망”… 50개국 선거가 경제에 변수
‘3년 인플레 전쟁’ 종식 선언할 듯… 물가하락에 금리인하 본격화 전망
美-印-EU 등 선거… 포퓰리즘 우려… 트럼프 “재집권땐 IRA 폐지” 공약
홍해 사태 같은 전쟁 돌발악재 주시
다이앤 코일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공정책학 교수는 24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주요국 선거 이후 세계 경제는 “우리가 익숙했던 세상과는 매우 다른 지형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퓰리즘 속에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자국 보호주의가 심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 전 세계서 152번 금리 인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3개월(9∼11월) 추세가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는 ‘연율’ 기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물가 상승률은 각국 중앙은행 정책 목표인 2%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유럽, 일부 신흥국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이 최근 3개월 동안 연 2.2%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주요국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기준으로도 2%를 회복하면서 각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는 팬데믹 과정에서 누적된 저금리, 각국 정부 지원금 확대로 고물가에 몸살을 앓아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자 미국의 헤드라인(전체) 물가 상승률은 9.1%까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은 10.6%까지 치솟았다. 이에 미 기준금리는 지난해 9월 2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인 5.25∼5.5%까지 인상됐다.
투자사들은 미국과 캐나다가 가장 먼저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 미국의 경우 시장은 내년 3월부터 약 5차례의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각국 중앙은행이 총 152번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20억 명 투표하는 ‘선거의 해’
NYT는 “세계 경제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국가들에서 지도자를 선출하는 해”라며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조차 경제에는 눈치를 본다. 경제 포퓰리즘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내년 3월 대선을 치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월 루블화 폭락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자국 수출기업에 외화 환전 명령을 내렸다.
각국 선거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 세액 공제, 무역장벽, 인공지능(AI) 및 가상화폐 규제, 에너지 전환 등 주요 경제 정책들이 표심에 따라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 1월에 열리는 대만 총통 선거 전후로 미중 갈등이 고조될 수 있고, 3월 인도 총선에선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선 여부에 따라 인도의 중국 제조업 대체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세계 경제가 11월 미 대선을 주목하고 있다.
코일 교수는 “(현재 세계 각국이 가진 문제가) 포퓰리즘과 무역 감소, 극단적 정치로 이어진 193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 두 개의 전쟁… 불확실성 가중
내년 3년차를 맞게 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이 경제에 돌발 악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홍해발(發) 물류대란 위기다.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통행하는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가 위협을 받고 있다. 영국 최대 석유 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글로벌 해운사들이 최근 홍해 항로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희망봉을 거쳐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노선을 변경하면서 물류 지원과 비용 증가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계적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국제유가 하락이 전쟁발 쇼크로 상승으로 돌아서면 물가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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