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째 멈춘 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고치려면 한 달 더 걸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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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복궁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A씨는 아침마다 긴 줄을 서고 다른 승객들과 뒤엉킨 후에야 출구를 빠져나간다.
그는 "약 3주전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난 이후 부품 수급 문제로 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문구만 붙어 있다"고 답답해했다.
하루 이용객만 최대 5만명에 경복궁역의 에스컬레이터가 부품을 못구해 한달 가까이 멈춰서 있다.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단종된 감속기를 주문 제작한 뒤 시험 운행을 거친 후 에스컬레이터 작동을 재개하려면 앞으로 최소 한달은 더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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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제작 등 최소 한달 걸릴 듯
다른 역도 부품 노후화 심각해
하루 이용객만 최대 5만명에 경복궁역의 에스컬레이터가 부품을 못구해 한달 가까이 멈춰서 있다. 지난 4일 ‘역주행 사고’로 1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후 수리가 지연되면서 이용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22일 출근 시간대에 찾은 이곳에서는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일부가 비닐로 덮여 있었고 그 위로 테이프가 감겨져 있었다. 옆에 있는 좁은 계단은 올라가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혼잡할 경우 50m 떨어져 있는 반대편 계단을 이용해달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돌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복궁역은 하루평균 이용객이 약 4만8875명(11월 기준)에 이르는 대표적인 ‘오피스타운’ 전철역중 하나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가 감속기 기어 마모로 인해 발생했다고 결론을 냈다. 감속기는 에스컬레이터 모터의 회전속도를 줄여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는 장치다. 해당 에스컬레이터에 들어가는 감속기는 20년 이상 된 모델로 현재는 단종된 상태다.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단종된 감속기를 주문 제작한 뒤 시험 운행을 거친 후 에스컬레이터 작동을 재개하려면 앞으로 최소 한달은 더 걸릴 전망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고장난 감속기를 공장에 입고해 새로 제작하고 시험 운행도 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조사가 정한 감속기 내구연한은 10년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2010년 설치 후 한 번도 감속기를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현철 호남대 교수(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는 “기계‧설비‧장비를 구성하는 부품들의 수명이 다 정해져 있는데 이런 수명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취약성이 드러난 부품인 감속기는 안전 검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도 않다. 공사 관계자는 정밀검사를 하지 않은 이유로 ‘점검 규정 부재’와 ‘시간 소요’를 꼽았다. 정밀 검사를 하려면 기계 내부에서 감속기를 꺼내 해체 작업을 해야 한다. 에스컬레이터를 세워두면 시민들의 불편과 민원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전 점검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내부 부품뿐만 아니라 에스컬레이터 자체가 대부분 낡았다. 서울지하철역에서 운행 중인 에스컬레이터 1837대 중 576대(12월 기준)가 교체주기인 20년이 넘었다.
그러다보니 서울은 물론 수도권 곳곳에서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선 수내역에서 출근길에 9m 길이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춘 후 역주행해 100여명이 뒤엉키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에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11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복궁역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서울교통공사는 산업용 내시경을 활용해 감속기 내부까지 정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까지 에스컬레이터 6대, 내년에 53대를 새롭게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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