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간절한 소원은 닭고기"...고통 받는 가자 어린이들
[앵커]
성탄절은 종교를 불문하고 전 세계 어린이들을 가장 설레게 하는 축제 날이기도 한데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 지구 어린이들만은 예외입니다.
이 아이들의 소원은 배부른 한 끼의 식사라고 합니다.
보도에 최영주 기자입니다.
[기자]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을 피해 남쪽으로 피신한 가자 지구 아이들,
삼삼오오 둘러앉아 겨우 빵 한 조각으로 하루를 연명합니다.
한 달 넘게 제대로 먹지 못하다 보니, 살은 쑥 빠지고 어지러움 병도 생겼습니다.
이 아이들의 간절한 소원은 여느 아이들과 달리 장난감도, 놀이동산도 아닙니다.
[타하니 나스르 / 가자지구 피란민 : 아들이 '엄마, 나 닭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라고 했어요. 닭고기가 너무 간절하다고 말하는데 어디서 가져오나요?]
자선단체가 마련한 식량 배급소에는 아침부터 냄비를 든 아이들이 긴 줄을 늘어섰습니다.
모처럼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배부르게 먹을 수는 없습니다.
[살와 코쉬 / 가자지구 피란민 : 집에 먹을 것이 없어서 아침 8시부터 와서 줄을 섰어요. 물도 없고, 음식도 없어요. 아이들이 너무 배고파하는데 먹일 것이 없어요. 이 스튜 한 그릇이 우리 아이들에겐 아침이자 점심, 저녁입니다.]
가자지구 아이들에게 배고픈 고통보다 더 괴로운 건 또 언제 폭격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공포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계속 떠오릅니다.
[라하프 샤반 / 가자지구 어린이 : 사는 게 아닙니다. 행복하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오직 두려움과 폭격만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디로 갈 수 있을까요?]
가자 지구 내 병원에는 공습으로 다친 어린이 환자들이 수십 명씩 실려 옵니다.
부상을 당한 엄마 곁에서 울부짖는 아이는 엄마를 영영 잃어버릴까 두렵습니다.
"엄마~ 엄마~"
전쟁 발발 이후 가자 지구에서 숨진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무고한 어린이 희생자들은 8천여 명에 달했습니다.
YTN 최영주입니다.
영상편집 : 이영훈
YTN 최영주 (yj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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