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에만 210억+@' 창단 33년만 최대 투자→왕조 향한 의지. 우승전력 철통 방어 [SC포커스]

오지환과 김인석 사장의 FA 기념촬영. 사진제공=LG 트윈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 내부 FA는 다 잡는다는게 구단의 입장이다(차명석 LG 단장)."

LG 트윈스는 시즌 전부터 '1강' 압도적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예상대로 올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다.

1994년 이래 29년만의 우승이었다. 구단도 팬도 감격에 함빡 젖었다. 각종 우승 굿즈가 불티나게 팔렸다.

그리고 '단장의 시간'이 시작됐다. 올겨울 콘셉트는 외부 영입 아닌 철통방어다.

예년보다도 늦어진 포스트시즌 일정과 우승 후폭풍이 더해져 협상 시기가 많이 늦어졌지만, LG는 여유가 있었다. 당초 '비FA 연장계약'으로 발표됐던 오지환의 계약을 FA로 돌리면서 샐러리캡의 유연함도 좀더 확보했다.

FA 임찬규와 김인석 사장. 사진제공=LG 트윈스

결과는 한국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예상이 그대로 현실이 됐다. LG는 오지환과 6년 최대 124억원, 임찬규와 4년 최대 50억원, 함덕주와 4년 최대 38억원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차명석 단장의 호언장담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선수들이 우승의 기쁨에 단단히 취했다. LG 구단의 '문단속'이 제대로 성공한 결과일 수도 있다. 오지환은 물론 임찬규 역시 이렇다할 이적 가능성도, 팀도 떠오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MLB)의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함덕주 역시 선수 본인의 해외 진출 의사가 그리 크지 않았다. 덕분에 모두 무난하게 잔류했다.

LG 차명석 단장과 함덕주. 사진제공=LG 트윈스

앞서 통합 우승에 절대적인 공을 세운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130만 달러, '장수 외인' 케이시 켈리와 15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와도 100만 달러를 꽉 채웠다.

이로써 포스팅으로 미국 진출을 노크중인 고우석을 제외하면 LG의 스토브리그는 노장 내야수 김민성 한명만을 남겨두게 됐다.

금액은 제법 만만치 않다. 이미 3명의 FA 총액이 210억을 넘어섰다. 올해 1,2,3루에 유격수까지 전방위로 커버하며 고생한 김민성까지 LG에 잔류할 경우 총액이 220억을 넘어설 수도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LG로선 1990년 창단 이래 단연 최대 투자다. 종전 최고기록은 김현수(4+2년 115억원) 박해민(4년 60억원) 허도환(2년 4억원)을 잡았던 2022년의 179억원이었다.

그래도 전력 출혈이 없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차명석 단장도, 임찬규와 오지환 등 주요 선수들도 입을 모아 'LG 왕조'를 구축하고픈 소망을 강조했다.

내년에도 29년만의 우승을 연출했던 막강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한다는 자체로 무게감이 크다. 고우석이 미국 무대로 진출할 경우가 문제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올한해 불펜 보강에 힘쓰며 정우영 외에도 함덕주 유영찬 박명근 등 가능성 있는 불펜 투수들을 대거 발굴해냈다.

LG는 2년 연속 우승을 이뤄낼 수 있을까. 올겨울 '철통 방어'가 그 첫걸음임은 분명하다.

사진제공=LG 트윈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