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품 팔아 1억 기부 약속한 선생님…“나눔 동참했으면”
[앵커]
올해 1인당 평균 기부액이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개인의 기부 행위는 액수를 떠나서 갈수록 귀해지고 있는데, 30여 년 동안 폐지를 모아서 마련한 돈으로 꾸준히 기부를 실천해 온 전직 교장 선생님이 나눔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우준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바쁘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 75살 김종태 씨.
첫 번째 목적지인 미용실에 도착하자, 익숙한 듯 모아둔 폐지를 건넵니다.
골목 상인들은 김 씨를 '폐지 줍는 교장 선생님'으로 부릅니다.
30년 넘게 폐지를 모아 판 돈으로 기부를 실천하고 있어서입니다.
[배점수/식당 주인 : "(기부) 이야기가 차차 되다(퍼지다) 보니까...교장 선생님, 퇴직하신 분이라 내가 마음이 가서 더 모아주게 됐어요."]
나눔의 시작은 김 씨가 교직에 있던 1990년.
[김종태/대구시 진천동 : "(가르치던) 학생이 3층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다행히 하나도 안 다치고 생생하게 살아서 저는 이 하늘이 저를 도왔다. 그래서 내가 힘이 닿는 데까지 조금 큰 돈은 아니지만 이거(기부)를 해야겠다."]
기부는 퇴직 후에도 이어졌고, 액수도 5천만 원을 넘었습니다.
최근엔 1억 원 기부도 약정했습니다.
[김종태/대구시 진천동 : "여력이 되면 더 이렇게 모아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더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김 씨처럼 1억 원 기부를 약정한 '고액 기부자'는 올해까지 3,299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 1인당 평균 기부액은 2011년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취약계층에 연탄을 배달하는 복지단체에도 올해는 기부가 30%쯤 줄었습니다.
역대급 한파와 불경기로 '나눔의 손길'이 더 절실해진 올 겨울.
개인의 '소액 나눔'이 귀한 온기를 전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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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준 기자 (univers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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