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덕분에…" 먼저 떠난 '아내와의 추억' 되찾은 할아버지
인천 계양역 일대에서 70대 남성이 아내의 유품이 담긴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꼭 찾아야 한다, 제발 살려달라'고 써 붙인 편지가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 남성이 결국 가방을 되찾았습니다. 가방을 찾았을 뿐이지만, 이 남성에겐 아내와의 추억을 되찾은 크리스마스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합니다.
윤정주 기자입니다.
[기자]
[고동성/계양역 가방 할아버지 : 들고 온 거까지는 기억 하는데 찾아보니 없단 말이야. 눈물부터 먼저 나와요.]
지난 8일 잃어버린 가방에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내와의 추억이 들어 있었습니다.
가만 기다릴 수 없어, 추운 날씨에도 나가 쪽지를 붙였습니다.
[고동성/계양역 가방 할아버지 : '살려주세요' 하고 그걸 붙인 거예요. 손이 곱아서 말을 안 들을 정도인데 …]
고동성 씨의 '진심'은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꼭 찾기를 바란다'는 응원 전화와 문자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21일, 지하철 유실물센터에 가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고동성/계양역 가방 할아버지 : '가방이 무슨 색인지 아세요?' 회색입니다. USB하고 그런 거 잔뜩 들었어요. '네, 맞습니다. 찾아가세요' 그러는 거예요. 말을 들으니까 어안이 벙벙해서 머리가 덜덜 떨리는 거예요.]
분실 13일 만에 다시 찾은 '추억'.
[고동성/계양역 가방 할아버지 : 20211024, 우리 처가 세상 떠난 날이에요. {폴더 이름도 '그리운 여보' 이렇게…} 네.]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찍은 사진이 폴더 한가득합니다.
[고동성/계양역 가방 할아버지 : 이건 동해안 호텔에 3박 4일 갔다가…벚꽃이에요. 매년 봄에 한 번씩 찍었는데 이게 마지막 봄이지.]
49년을 봐 온 얼굴이라 홀로 된 지금도 매일 꺼내 보고 이야기를 건넵니다.
[고동성/계양역 가방 할아버지 : 사진 보면서 '오늘 출장 갔다 왔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데' 얘기를 해요.]
고 씨는 소중한 '아내와의 시간'을 되찾을 수 있게 도움 준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고동성/계양역 가방 할아버지 : 여러 시민분들하고 또 경찰관분들…이런 데서 저에게 보이게 안 보이게 힘을 주셨기 때문에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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