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단어 사용도 금지…중국의 '크리스마스 지우기' 왜?

박성훈 기자 2023. 12. 2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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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선 성탄절이 휴일은 아니어도, 선물을 주고받으며 연말 분위기를 내곤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고, 성탄이란 말 자체를 못 쓰게 하는 경우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왜 그런 건지 베이징 박성훈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베이징 시내 대형 쇼핑몰.

건물 외벽에 바람빠진 산타 장식이 을씨년스럽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있지만 꽃무늬에 별을 달아 이상하긴 마찬가지.

매장 내부는 성탄절임을 느낄 수 있는 장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중국 베이징 시민 : 장사가 안되니까 그런 걸 할 엄두를 못 내는 것 같습니다.]

중국 경기 회복세가 더딘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중국 베이징 음식점 업주 : 코로나 때 마스크를 쓰고도 사람들이 줄을 섰는데 올해는 아예 없어요. 십수 년 이래 가장 참담한 성탄절입니다.]

수출 둔화에 고용까지 얼어붙으면서 중국 내 소비 지출은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중국 전통 문화를 강조하고 사회 통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성탄절마저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최대 놀이공원인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선 올해부터 성탄이란 단어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유니버셜) 공연에서 중국어로 성탄이란 두 글자는 완전히 없어졌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 문화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라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기독교 대표들을 만나 "시진핑 사상을 배우고 법률에 따라 종교 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종교적 자유에 대한 통제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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