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만난 롤 모델, 박무빈의 첫 원주 방문기
[점프볼=원주/정병민 인터넷기자] 박무빈이 프로 입성 후, 처음으로 원주를 방문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92-102로 패했다.
현대모비스는 1,2라운드 맞대결 당시, 경기 운영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DB에 승부를 내주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서명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조동현 감독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최근 부상을 훌훌 털고 합류한 신인 박무빈이 조동현 감독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경기 전 적장 김주성 감독도 “박무빈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고, 조동현 감독은 “(박)무빈이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활약상에 흡족함을 표했다.
평균 12.5점 4.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LG의 유기상과 치열하게 신인상을 다투고 있는 그런 박무빈에게 이번 원주 원정은 보다 남달랐다. 박무빈은 어린 시절, DB에서 운영하는 유소년 스포츠 클럽에서 처음으로 농구를 시작했기 때문.
스타팅 라인업 중 가장 먼저 호명된 박무빈은 이전 경기에서 보여줬던 강점들을 원주 팬들 앞에서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패기 있게 공격에 임하며 경기 템포를 끌어올렸고 빠르게 코트를 질주하며 DB의 수비를 교란시켰다.
그러나 순탄치 않았다. 박무빈은 이선 알바노의 맨투맨 수비, DB의 기습적인 트랩 수비에 고전하며 1쿼터에만 3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현대모비스로써 더욱 아쉬웠던 점은 박무빈의 턴오버가 모두 DB의 득점으로 직결됐다는 것이었다. 더해, 박무빈은 2쿼터 중반 알바노와의 볼 경합 과정에서 발목을 다쳐 코트를 이탈하기도 했다.
전반까지 박무빈은 16분 59초 출전, 6점 2어시스트 4턴오버를 기록했다. 필드골 성공률도 14%로 좋지 못했다. 결국 박무빈은 다시 농구화 끈을 조여맸고 테이핑을 다시 한 뒤, 후반에 재차 모습을 드러냈다.
전반보다 더욱 활기찬 움직임과 높은 수비 에너지 레벨, 빠른 트랜지션 상황 전개로 박무빈은 현대모비스의 역전을 일궈내기도 했다. 접전을 주고받은 양 팀의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고 기록지에 표시된 박무빈의 기록은 9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5턴오버였다.
그렇게 박무빈의 첫 원주 방문기는 승리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박무빈은 학생 시절부터 본인의 롤 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에 항상 두경민이라고 답해왔다. 이 역시도 원주에서 두경민의 플레이를 보고 자라왔고, 공격형 가드 두경민의 스타일을 감명 깊게 봐왔기 때문이었다.
이날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두경민과 김종규도 박무빈의 플레이를 두고 칭찬의 멘트를 덧붙였다.
두경민은 “(박)무빈이는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봐왔다. 내 팬이었다. 오늘 무빈이를 상대하는 데 감회가 새로웠다. 알바노에게 호되게 당하고 다시 집중해 뺏어보려는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았다. 그런 모습을 보고 무빈이가 좋은 선수라 생각했고 또 그렇게 성장했으면 한다”며 박무빈을 칭찬했다.
김종규는 “(두)경민이가 처음 왔을 때 농구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왼손잡이 두경민?”이라며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두경민은 “나를 롤 모델로 하는 선수가 잘하면 나도 뿌듯하고 좋다. 무빈이가 원주 출신이라 원주종합체육관 코트에서 뛰는 것을 남다르게 느끼고 있었다. 마치 DB에 드래프트된 선수처럼 말이다. 원주에서 농구하는 게 꿈이었던 아이가 코트를 밟았고, 오늘 나에게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굉장히 재밌었고 기대가 된다. 앞으로 무빈이에게 당하지 않아야 내 체면이 살기 때문에 나도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박무빈의 첫 원주 원정이자 크리스마스는 아쉽게 패배로 마무리됐다. 그의 다음 원주 원정은 2024년 1월 23일. 베테랑 선배들의 벽을 실감한 박무빈이 다음 경기에선 어떠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설까.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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