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교훈 남긴 잼버리".. 졸속 운영에 국제적 망신
◀앵커▶
올해 전라북도는 새만금세계잼버리로 야심차게 시동을 걸었다가 잼버리 파국으로 막을 내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이자 6년을 고대했던 국제 대회가 부실 준비와 졸속 운영으로 사방에서 문제가 터지면서 국제적 망신만 남긴 건데요,
되돌아본 2023의 첫 시간, 전북의 뼈아픈 과거로 남은 잼버리 사태가 남긴 교훈을 박혜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년간 야심차게 준비한 새만금잼버리 대회는 시작 전부터 불안했습니다.
바닷모래를 퍼올려 조성된 간척지를 야영장으로 쓰면서 배수가 쉽지 않았고 무더위와 태풍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방상윤 / 전북도 자치행정과장(지난 6월)]
"(태풍 시) 수송업체에 비상상황에 비상수송 계획까지 같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정부와 전라북도는 철저한 대비보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일관했고, 행사 시작과 동시에 우려는 적중했습니다.
대회 첫 날부터 탈진과 온열 환자가 속출했는데 정부와 연맹, 전라북도 등 3자가 꾸린 조직위는 컨트롤타워도 없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아이라 / 노르웨이 대원(지난 8월 2일)]
"완전 찜질방 같아요. 다 땀에 젖었고 열이 높은데, 몸이 식지를 않으니까요. 이미 땀이 너무 많이 났어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얼음 생수와 식량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폭주했습니다.
화장실과 급수대의 위생 수준에 참가 대원들은 혀를 내둘렀습니다.
[한국 대원(지난 8월 4일)]
"화장실에 있는 변기나 소변기 냄새가 심하고 계속 변기가 막혀있는.."
조직위는 신속한 해결은 커녕 잼버리 정신을 들먹이거나 현장 상황을 숨기는 데에만 급급했습니다.
[김현숙 / 여성가족부 장관(지난 8월 7일)]
"아주 많이 만족하지 못한다는 비율은 4% 정도라고 나타나고 있어서.."
하지만 전주MBC를 통해 최초 공개된 주최·주관측 회의록은 잼버리 내부의 문제점을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이미 참가국들로부터 '무능 운영'이라며 '차라리 조직위는 손을 떼라'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던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결국 개막 5일만에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싱가포르가 줄줄이 조기 퇴영을 선언하면서 반쪽 짜리로 전락한 세계잼버리,
때마침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남은 참가자마저 조기 철수하고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져 잼버리는 파국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준비에 손을 놓은 스카우트 연맹도 기억해야 할 과거입니다.
참가자 4만 3천 명의 기록을 채우기 위해 규정 외 초등생까지 참가시키는 무리수로 국민적 질타를 받았지만 연맹은 거짓말로 일관했습니다.
[한국스카우트연맹 관계자(지난 8월 11일)]
"생년월일이 다 나와있는데, 중·고등학생만 받는데 초등학생은 있을 수가 없죠. 원래 처음부터 규정이 중·고(생) 대상이었으니까.."
잼버리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전국 공무원 동원령까지 내려졌지만, 인건비도 지급되지 않아 전북의 민폐 이미지는 더 고착됐습니다.
[장우성 / 충청북도 관광과장(지난 10월 12일)]
"(수당도) 실제 근무한 시간에 비해서는 아주 부족한 부분입니다. 숙소라든가 아니면 관광 프로그램 등에, 또 통역 인원들을 배치해서 밤 12시까지 혹은 3박 4일간 숙식을 같이 하면서 (일했습니다.)"
애초 퍼주기 공약으로 유치한 대회,
농지기금을 전용해 매립은 겨우 끝냈지만 공유수면 상태에서 무리하게 치러낸 행사,
정부가 손을 놓은 것이냐, 전라북도가 소홀히 한 것이냐 공방만 난무하고, 결국 새만금 예산 삭감의 빌미가 되면서 도민들의 상처는 더욱 커졌습니다.
[박혜진 기자]
"감사원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지난 9월부터 진행해온 대대적인 감사를 마무리 짓습니다. 파행에 대한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는지 이제 결론만 남은 상황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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