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알고도 못 막는 선수가 됐다!” 위성우 감독의 걱정, 현실이 됐다...29점, 17R 폭격

[OSEN=서정환 기자]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5, KB스타즈)는 알고도 못 막는 엄청난 선수로 성장했다.

청주 KB스타즈는 25일 청주체육관에서 개최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73-61로 이겼다. 두 팀은 13승 2패로 공동 1위가 됐다. 맞대결에서는 KB스타즈가 우리은행에 2승 1패로 앞섰다.

성탄절에 여자농구 최고 빅매치가 성사됐다. ‘여자농구 수도’로 불리는 청주체육관에 2800여명이 입장해 만원사례를 이뤘다. KB스타즈는 1라운드에서 우리은행에게 버저비터를 맞고 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다.

역시 관건은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의 수비였다. 경기당 19.7점, 16.4리바운드, 1.6블록슛을 올리는 박지수는 전 부문 리그 선두에 있다. 웬만한 외국선수가 뛰던 시절보다 팀내 비중이 더 높다.

위성우 감독은 박지수가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 예비멤버로 뽑혔을 때부터 그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 10년이 지난 지금 박지수는 한국농구 역대최고센터로 성장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2-3년 전만 해도 변칙수비를 하면 지수가 당황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제는 알고도 못 막는 선수가 됐다. 뒤에 오는 선수들까지 다 봐주는 여유가 생겼다”며 혀를 내둘렀다.

위 감독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경기 시작 후 최이샘이 첫 삼점슛 2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박지수가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골밑에서 패스를 받은 박지수는 무적이었다. KB스타즈의 첫 14점을 박지수 혼자서 책임졌다. KB스타즈가 14-10으로 뒤집었다.

김완수 감독은 1쿼터 후반 박지수의 쉬는 시간을 일찍 보장했다. 후보센터 김소담이 나섰지만 우리은행 공격을 막기 벅찼다. 박지현이 공격적으로 림을 파고들어 9점을 올렸다. 우리은행이 18-19로 맹추격하면서 1쿼터를 마쳤다.

2쿼터 초반 박지수가 투입되면서 다시 상황이 변했다. 박지수에게 수비가 집중되면서 외곽에서 빈틈이 생겼다. 강이슬과 이윤미가 3점슛을 터트렸다. KB스타즈가 27-21로 리드를 이어갔다. 박지수 한 명이 가져오는 파괴력이 엄청났다.

지난 시즌 공황장애로 뒤늦게 시즌에 합류했던 박지수다. 오랜 기간을 쉰 탓에 체력이 온전치 않았다. 비시즌 100% 운동에 전념한 올해는 다르다. 박지수는 속공까지 가담하는 등 신장에 비해 스피드까지 빨랐다. 박지현이 박지수를 막아봤지만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박지수는 3쿼터까지 이미 21점, 13리바운드로 경기를 지배했다. 그나마 김완수 감독이 박지수에게 쉬는 시간을 많이 부여하면서 추격을 허용한 점수다.  

박지수를 막는 것만으로 우리은행의 부담은 엄청났다. 김단비가 4쿼터 초반 일찌감치 4파울에 걸렸다. 박지수는 4쿼터 3연속 공격리바운드를 장악한 뒤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평범한 선수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높이였다. 강이슬 3점슛으로 4쿼터 중반 KB스타즈가 60-46으로 달아나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지수는 29점, 17리바운드로 경기를 지배했다. 허예은까지 14점, 9어시스트로 합을 이뤘다.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22점을 해줬지만 김단비가 4점으로 부진한 것이 뼈아팠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