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첫 J리그 팀 주장 '센다이의 전설' 량용기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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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센다이의 전설'로 불리는 재일동포 3세 축구선수 량용기(41)가 현역에서 은퇴했다.
2004년 일본 프로축구 J리그 팀 '베갈타 센다이'에 입단한 지 약 20년 만이다.
2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량용기는 지난 23일 미야기현 센다이시 베갈타 센다이 본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입단 후 얼마 안 돼 팀을 이끄는 주전이 됐고, 2008년엔 재일동포 축구선수로서는 처음으로 J리그 축구팀 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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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다이 응원단 어깨춤 '량춤' 유명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로도 뛰어
일본에서 '센다이의 전설'로 불리는 재일동포 3세 축구선수 량용기(41)가 현역에서 은퇴했다. 2004년 일본 프로축구 J리그 팀 '베갈타 센다이'에 입단한 지 약 20년 만이다. 2016년 은퇴한 안영학(45), 지난해 은퇴한 정대세(39)에 이어 한국에도 알려진 조선학교 출신 재일동포 J리거들이 차례로 은퇴하고 있다.
2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량용기는 지난 23일 미야기현 센다이시 베갈타 센다이 본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약 500명의 응원단이 참석한 회견에서 그는 "센다이의 서포터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표했다. 량용기가 홈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응원단이 양쪽 어깨를 맞대고 좌우로 몸을 흔드는 '량댄스'를 추며 응원하는 것은 J리그에서도 유명하다. 그는 "그 춤은 정말 특별했다. 경기장에서 행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20년간 J리그 뛰며 76골 기록
량용기는 20년간 J리그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총 577경기에 출전해 76골을 기록했다. 북한 국가대표로서도 총 24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했다.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챌린지컵에선 4골을 넣으며 북한 대표팀에 첫 우승을 선사했고,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상을 거머쥐었다. 베갈타 센다이가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2013년엔 한국을 방문해 FC서울과 경기를 갖기도 했다.
국적이 조선적인 량용기는 재일동포 프로축구 선수로서 한때 어려움도 겪었다. 오사카에서 조선학교를 졸업하고 축구로 유명한 오사카 한난대에 진학한 그는 간사이 대학리그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큰 활약을 보였으나, 정작 졸업 후엔 J리그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 국적으로 변경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K리그 진출을 추진하던 중 2부 리그로 강등된 베갈타 센다이를 소개받아 2004년 입단하게 됐다. 그는 입단 후 얼마 안 돼 팀을 이끄는 주전이 됐고, 2008년엔 재일동포 축구선수로서는 처음으로 J리그 축구팀 주장이 됐다. 2007~12년 5년 동안 전 경기를 출전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5년 동안 전 경기 출전 대기록도
은퇴 기자회견에서 량용기는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 중 하나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 후 열린 자선경기를 들었다. 일본 동북부에 있는 미야기현은 당시 쓰나미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지역이다. 이 경기에 참가한 일본 국적 이외의 선수는 량용기 한 명뿐이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도 지진 재해를 당해 축구를 계속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는데, 많은 팬들이 경기장으로 달려와줘 놀랐다"며 "축구의 힘과 위대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량용기는 은퇴 후에는 센다이에서 축구와 관련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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