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키려 남았지만…가자 '소수종교' 기독교인들 생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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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김연숙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가자지구의 기독교 공동체의 존재도 위험에 처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인구 약 200만명 중 기독교인은 1천명가량으로 소수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이스라엘의 봉쇄로 가자지구의 경제가 무너지자 가자를 벗어나 이주하는 기독교인들도 차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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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김연숙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가자지구의 기독교 공동체의 존재도 위험에 처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인구 약 200만명 중 기독교인은 1천명가량으로 소수자로 분류된다. 숫자는 적지만 가자지구에서 학교, 병원 등을 운영하는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다.
2007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면서 기독교인들이 탄압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대체로 종교적 자유에 큰 제약이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이스라엘의 봉쇄로 가자지구의 경제가 무너지자 가자를 벗어나 이주하는 기독교인들도 차츰 증가했다.
이번 전쟁에서 가자지구 내 기독교인도 20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가자 남쪽으로 피신하라는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에도 이들은 가자시티에 있는 교회 2곳으로 몰려들었다. 신성한 교회를 지키고 싶다는 이유였다.
가족들과 함께 성가족 교회로 피신한 조지 안톤은 WSJ에 "교회는 우리 가자지구 기독교인 존재의 초석"이라며 "잔해더미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10월 19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성포르피리우스 교회를 강타, 교회 부지에 숨어있던 아기들을 포함해 17명이 숨졌다.
이후 기독교인들은 성가족 교회로 거처를 옮겼다. 하루에 두 번씩 미사를 진행하고, 전쟁 종식을 기원한다.
생활은 열악하다. 음식은 충분치 않고 끊임없이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린다. 사람들 건강도 나빠졌다. 가장 취약한 노인부터 사망자가 나왔다.
이스라엘군이 가까워지면서 이들은 해외에 있는 친척에게 상황을 전했다. 교회 부지 밖엔 탱크가 있고, 건물 관리인과 쓰레기 청소부의 시신이 거리에 널브러져 있다고 했다. 또 주변에 이스라엘군이 있어 건물 밖으로 나가기엔 너무 위험하다고 했다.
성포르피리우스 교회와 성가족 교회를 거쳐 최근 이집트로 이주한 재닛 마헤르는 구약성서 속 '가자는 버림받을 것'이라는 구절을 떠올리며 절망에 빠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망자는 이달 16일에도 나왔다. 한 모녀가 화장실에 가려고 수녀원에서 걸어가던 중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았다. 다른 7명도 총격을 받아 다쳤다.
예루살렘 로마 가톨릭 라틴 총대주교청은 "(이스라엘 저격수가) 교전 상대가 없는 교구 안에서 냉혹하게 그들을 죽였다"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모녀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성가족 교회 근처에서 로켓 추진 수류탄을 발사했고,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정찰병으로 확인된 3명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자 결국 이스라엘군은 교회에서 철수했다.
팔레스타인 정치 분석가 카릴 사예그는 가자지구 기독교인들이 오스만 제국의 기근부터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폭격, 하마스의 통치까지 시련을 견뎌왔지만, 이번 전쟁 후의 장래는 어두워 보인다고 말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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