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진의 직평직설] 거짓말, 이경의 경우
입증 못하며 우겨대기만
거짓 정치에 나라 못맡겨
그랬던 그가 정치에 입문하며 달라졌다. 이재명 대선캠프 대변인에 이어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이라는 자리를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온갖 막말과 욕설을 했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싶었으리라. 그러나 너무 나가 버렸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도 쏘아댔다.
이경이 별안간 주목을 받은 이유는 생뚱맞게도 보복운전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아무도 몰랐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물론 아직 1심이니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경은 페이스북에 18번이나 글을 고쳐 올렸다.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죄를 짓지 않았다고 우겼다.
이경은 보복운전을 대리운전 기사가 했다고 주장했다. 애초에는 "내가 운전은 했지만 급정거는 안 했다"고 했다. 말을 바꿔 대리기사에게 떠넘겼다. 대리기사를 대지 못했다. 이경은 자기모순에 빠져버렸다. 여자의 몸으로 어떻게 야밤에 보복운전을 했겠느냐는 말에서다. 확실히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을 했다면 할 필요도 없는 말이었다. 자신의 행위임을 간접 인정했다.
사실 여자의 몸으로 벌인 계획살인도 우리는 최근 보았다. 여자라고 못할 것도 없는 세상이다. 대리기사를 (자신이 호출하지 않고) 주변에서 불러줬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주변인을 데려오면 그뿐이다. 20년 전도 아니고 불과 2년 전의 일이다.
바락바락 악을 쓰는 심정은 이해가 간다. 6년 동안 쌓아 올린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생겼으니 말이다. 배지의 꿈이 날지 못한 '거위의 꿈'으로 끝나게 됐다. 민주당은 이경을 공천 부적격 인물로 판정했다. 튀고 튀면서 대중에게 각인되기 직전인데 수포로 돌아갔다.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정치가 뭐고, 권력은 뭘까. 뭐라고 저렇게 스스로 인격을 포기하면서까지 난리를 칠까.
전국의 대리기사들이 유탄을 맞았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이다. 여자의 몸처럼 대리기사의 몸도 보복운전을 하기는 쉽지 않다. 어느 서울시의원이 대리기사를 대신해 이경을 명예훼손죄로 고발했다. 점입가경이다.
보복운전을 한 것이 진실이라면 이경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민주당 인사들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수표를 받은 증거가 나와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도 한명숙 전 총리는 죄가 없다고 우겨댔다. 백현동 사건에 연루돼 거짓말을 쏟아내는 이재명 대표를 거쳐 송영길 전 대표도 거짓말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정치에서 선의의 거짓말이 때로는 허용될 수 있다. 다만 그것은 행위의 목적이 대의(大義)를 위한 것일 때만 그렇다. 민주당 인사들의 거짓말 퍼레이드보다는 고차원의 문제다. 한참 높은 곳에 있는 고도의 정치행위다. 정치와 도덕의 갈등이라는 철학적 문제를 갖다 붙이는 것조차 호사다.
거짓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에게 정치를 맡기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일단 우긴다.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도 또 우긴다. 그런 정치인, 정치가 범람할 것이다. 인정하고 사과라도 할 줄 알면 불행 중 다행이겠지만 그런 정치인은 없다. 야당은 더 없다. 이경의 경우는 한 예다.
결과를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속이고 속이다 결국은 국민을 속일 것이다. 국민 앞에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을 것이다.
도덕은 정치보다 우월하다. 도덕적이지 않으면 정치인이 될 자격이 없다. 도덕적이지 않은 정치인은 도덕을 파괴하고 세상을 타락시킨다. 거짓말을 해도 좋다는 인식을 퍼뜨린다. 도덕을 무시한 정치는 사회 정의를 무시하고 불공정을 일삼는다. 마침내 나라를 망친다. 그래서 이경의 경우를 단순 사건으로만 보기 어렵다.
tonio66@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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