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3년 연속 크리스마스 S-더비 승리···“워니가 트리플더블 놓쳐 아쉽다”
서울 잠실에는 프로야구 말고도 한 동네 라이벌이 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서울 SK는 실내체육관과 학생체육관을 홈 구장으로 각각 따로 쓰는 ‘서울 라이벌’이다. 몇 년 전부터 서로의 맞대결을 ‘S-더비’라 부른다.
크리스마스의 ‘S더비’는 프로농구 최대 이벤트다. 서울 팬들 앞에서 자존심을 걸고 싸우는 한 판 대결은 시즌 성적을 떠나 늘 치열하다. 삼성이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2001년 이후 양 팀의 크리스마스 더비는 지난해까지 총 10번 열렸다. 삼성이 6승4패로 앞섰다.
20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매년 크리스마스에 맞대결이 열리고 있다. 2020년까지 5년 연속 삼성이 이겼다. 삼성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2016~2017시즌이 마지막이었지만, 크리스마스에는 삼성이 강했다.
그 전세를 2년 전부터 SK가 뒤집고 있다. 5년 연속 지던 SK는 2021년에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S-더비를 승리했다. SK가 4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한 시즌이다. 지난해에도 SK는 크리스마스에 이겼고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올랐다.
근래 몇 년 사이 양 팀의 분위기는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SK는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팀이 돼 있고 삼성은 몇 년 간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올시즌도 SK는 우승후보로 불리며 상위권에 있고 삼성은 최하위에 머물러 지난 21일 은희석 감독이 물러나며 김효범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하고 있다.
SK는 5연승 중에, 삼성은 3연패 중에 마주하게 된 2023년 크리스마스의 대결에서 다시 SK가 승리했다.
SK는 25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삼성을 89-74로 눌렀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크리스마스 S-더비의 승자가 된 SK는 6연승을 달려 16승(8패)째를 거두고 창원 LG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3년 연속 크리스마스에 패자가 된 삼성은 SK에게만 최근 8연패를 당했다.
SK 자밀 워니가 28득점 13리바운드 9어시스트, 오세근이 13득점, 안영준이 16득점으로 성탄절의 승리를 이끌었다. 코피 코번(25득점)과 이정현(12득점)이 분투한 삼성은 리바운드에서 51-39로 앞서고도 야투 성공률이 31%로 떨어지고 SK(7개)보다 배나 많은 15개 턴오버로 무너졌다.
초반 팽팽하던 균형이 1쿼터 중반 깨졌다. 12-12에서 오세근의 연속 중거리슛에 이어 안영준의 3점슛까지 더해 SK가 19-12로 앞서나갔다. 이어 코피 코번의 슛이 불발되자 오세근이 리바운드를 따내 속공으로 연결, 안영준이 골밑슛으로 끝내면서 SK는 불과 2분 사이에 21-12로 달아났다. 삼성이 이정현과 코번의 슛을 앞세워 23-18로 쫓아갔지만 다시 턴오버로 SK에 속공을 허용했다. 종료 18초를 남기고 워니가 덩크슛으로 마무리 하면서 SK는 25-18로 앞섰다.
이후 내내 SK가 여유있게 앞섰다. 45-36으로 전반을 마친 SK는 51-42로 앞선 3쿼터 중반 워니의 슛으로 53-42를 만들어 두자릿수 차이로 달아났고, 65-53으로 앞선 채 시작한 4쿼터에서는 종료 4분 28초를 남기고 코번의 공을 김선형이 가로채 또 속공, 안영준이 슛으로 마무리하면서 81-61로 20점 차까지 벌려 승기를 완전히 잡았다.
전희철 SK 감독은 “코번과 이정현 외 다른 국내 선수들에 득점 주지 말자고 준비한 부분이 잘 지켜졌다. 외곽 공격 성공률(18%) 이 안 좋기는 했지만 속공 등 다른 부분 잘 됐다. 워니가 트리플더블을 놓친 것이 아깝다”고 평가했다.
트리플더블에 어시스트 1개가 모자랐지만 승리를 이끈 워니는 “크리스마스 승리는 늘 기분 좋다. 삼성이 좋은 외국인 선수(코번)를 데리고 있어 그쪽에 많이 대비했는데 수비가 잘 된 것이 승리 요인이 된 것 같다. 연승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원주에서는 선두 원주 DB가 울산 현대모비스를 10-91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디드릭 로슨(36점)과 이선 알바노(25점)가 61점을 합작했다.
대구에서는 부산 KCC가 무려 7명의 고른 두자릿수 득점을 앞세워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96-90로 누르고 7연승 질주를 이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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