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김부겸 前 총리 “이재명, 통합 위해 노력을”… ‘공천 잡음’ 우려도

배민영 2023. 12. 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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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간 갈등이 봉합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두 사람은 이 대표가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이 대표와 정 전 총리 회동은 별도 배석자 없이 일대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두 사람 간 속 깊은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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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前 총리 2인 회동
친명계의 이낙연 공격 “과도” 비판
명낙 갈등 평행선에 대응책 모색
李, 말 아낀 채 28일 丁 회동 추진
‘통합행보’ 공언… 보여주기 비판론
비명 “李 악당정치… 묵언수행 그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간 갈등이 봉합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두 사람은 이 대표가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공천 학살’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과, 비상대책위원회로 지도체제를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로 어수선한 당내 상황 속 이 대표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정세균(왼쪽), 김부겸 전 국무총리. 연합뉴스
◆“이 대표가 통합 노력해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전날 조찬회동을 갖고 당 분열과 관련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화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 및 22대 총선 관련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을 경우 신당 창당 작업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이 대표와 만날 일도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러한 조건을 이 대표와 당 지도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야권 내에선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평행선만 달리다가 진보 진영 표가 분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연합뉴스
정·김 전 총리는 “당의 통합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고 이 대표가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만 현 상황에 진전이 있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를 향한 친명(친이재명)계의 원색적인 비난을 두고는 “당의 원로인데 과도한 언사로 공격해선 안 된다”는 대화도 나눴다. 김민석 의원이 ‘사쿠라’라는 말을 동원하며 이 전 대표와 그의 주변 인사들을 비난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 최성 전 고양시장 등 비명계 원외 인사들이 공천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는 등 잡음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런 문제가 축적되면 결국 문제를 제기하는 그룹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침묵하는 李… “빌런 정치”

문제 해결의 키를 쥔 이 대표는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다. 대신 28일 정 전 총리와 회동에서 당내 현안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와 정 전 총리 회동은 별도 배석자 없이 일대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두 사람 간 속 깊은 대화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엔 김 전 총리와도 회동했다. “내부 결속을 위한 통합 행보”라는 것이 이 대표 측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오른쪽)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저녁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거룩한 기다림’의 밤 행사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모색하는 데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만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목적의 만남을 추진한다면 그 만남은 알맹이가 없을 것”이라며 “상대방으로서도 불쾌한 일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국회에서 ‘김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이 전 대표와의 물밑 대화를 주문했냐’는 취재진 질의에 “누구나 대화할 때 의견 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물밑 대화’라는 표현이 ‘거래’를 상정한다는 표현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럽게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이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권력욕이 아니라 진짜 정치”라며 “빌런 정치라는 조롱을 받는 한 축답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빗나가는 화살을 쏘았을 뿐”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의원은 “문제는 이 대표”라며 “정치는 친명, 개딸, 재명이네 마을(이 대표 팬클럽)에 있지 않다. 민생에 있으며 시장에 있으며 학교에 있으며 기업 현장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대표실 안에서의 묵언 수행을 마치고 진짜 정치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민영·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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