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사’ 41세 트리오의 3인3색 겨울…1년 뒤 은퇴 예고·22년만에 이적·FA 협상 ‘2024년 뭉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1세, 아니 1주일 뒤엔 42세 트리오가 된다. 이들 모두 2024년은 야구인생의 또 다른 변곡점이다.
2023시즌 KBO리그 최고령 선수는 1982년생 추신수(SSG 랜더스), 김강민(한화 이글스), 오승환(FA) 3인방이었다. 2024시즌에도 이들은 최고령 3인방으로 그라운드를 누빈다. 단, 올해와 처한 상황, 입지, 환경 등은 다를 전망이다.
우선 추신수는 최근 깜짝 발표를 했다. 2024시즌 최저연봉(3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그리고 이 금액을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KBO리그에서 27억원과 17억원씩 받아온 추신수의 현역 마지막 시즌이다. 추신수는 2024시즌 주장을 맡고, 시즌 후 은퇴한다. 이른바 예고은퇴다. 페이롤이 높은 SSG의 숨통을 트고, 추신수 본인도 한국야구를 위해 서비스하는, 마지막 1년이다.
SSG로선 추신수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올 겨울 전임 감독과 전임 단장이 떠나는 과정이 너무 매끄럽지 못하면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 추신수와 좋은 마무리를 하면, SSG도 구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다.
김강민은 2001년 SK 와이번스 입단 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이적을 경험했다. 물론 자의가 아닌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다. 김강민은 이대로 은퇴할 것이란 소문도 돌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그렇게 추신수와 김강민은 헤어졌다.
김강민은 SSG서도 추신수와 함께 정신적 지주였다. 과거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1군에서 특정한 롤을 맡아도 될 정도의 경쟁력이 있다는 게 한화의 판단이다. 당장 외야수비 보강 효과를 볼 전망이다. 아울러 손혁 단장, 정경배 수석코치, 박재상 수비-주루코치 등 현재 한화 프런트, 코칭스태프에 SSG에서 김강민과 한솥밥을 먹은 인사들이 있다. 김강민에게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오승환은 FA 자격을 얻었다. 삼성 소속이 아니지만, 오승환과 삼성은 일찌감치 잔류에 교감을 나누고 협상 중이다. 세부조건에서 이견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지만, 그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FA는 FA의 권리를 누려야 한다. 오승환이 삼성을 떠날 가능성은 낮다.
오승환이 잔류 계약을 체결하면 세이브 시계는 다시 가동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삼성은 올 겨울 불펜 보강에 총력을 기울인다. KT 위즈에서 FA 자격을 얻은 검증된 우완 클로저 김재윤을 영입, 자연스럽게 포스트 오승환 시대를 대비했다. 당장 두 사람이 내년 삼성 뒷문을 번갈아 지킬 수도 있고, 김재윤이 마무리를 맡고 오승환이 8회 셋업맨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물론 오승환이 9회를 지키고 김재윤이 오승환 바로 앞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추신수는 2024시즌을 마치면 떠나고, 김강민과 오승환은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확실한 건 최고령 42세 트리오의 야구 열정은 어디서 뭘 하든 식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 정도의 열정과 노력 없이 현 시점까지 선수생활을 이어올 수 없었다. KBO리그의 자랑스러운 형님들이 2024시즌에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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