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이별에 눈물도 안나와”… '수원역 환승센터' 사망자 마지막 길 배웅
거스름돈 확인하다 버스 움직이자
“브레이크 오인 가속페달 밟아” 진술
1명 사망•17명 부상… 구속영장 검토
25일 오후 1시께 수원의 한 장례식장. 수원역 버스환승센터 사고로 고인된 A씨(77·여)의 발인식이 시작되자 영하의 날씨 속에 검은색 상복을 입은 20여명의 유족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헤어짐인 만큼 여전히 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흐느껴 울기를 반복했다.
눈물로 밤을 지새운 유족들은 사고 직후보다 해쓱해진 얼굴에 두 눈은 퉁퉁 부어있었다. 작은아들 B씨(47)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A씨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채 한숨 섞인 탄식을 내뱉었고, A씨의 손자들은 엄마 손을 잡고는 헤어짐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렇게,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지도 못한 채 발인식을 지켜봤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다가운 죽음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신을 든 운구행렬이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곳곳에서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A씨의 남편과 큰아들 내외, 작은아들까지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1시26분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수원역 버스환승센터에서 발생한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화성에 사는 A씨는 당시 수원의 한 병원에 가기 위해 수원역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남편과의 결혼 50주년을 코 앞에 두고 당한 사고였다.
이번 사고는 수원여객 소속 30-1번 버스가 환승센터 내 12번 정류장에서 승객들을 태운 뒤 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사고를 낸 버스기사 B씨(55·여)는 사고 직전 버스에 탑승한 승객이 현금으로 요금을 냈지만, 현금 보관함에서 거스름돈이 나오지 않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운전석에서 일어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당시 버스 기어를 'D'에 둔 상태였으며, 이 버스는 전기버스로 기어가 D에 있더라도 문이 닫히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지만 당시에는 문이 닫혔던 것으로 파악됐다. 1년 전부터 수원여객에서 일하기 시작한 B씨는 사고 당시 버스가 앞으로 움직이자 다시 운전석에 앉아 차를 멈추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려다가 가속페달을 잘못 밟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버스는 정류장으로부터 2~3m 떨어진 기둥을 들이받은 뒤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 위로 올라왔고,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A씨가 버스에 깔려 사망했다. 또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했던 행인 2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버스기사 B씨와 승객을 포함한 15명이 다쳤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해 그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후 경찰은 B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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