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살루메 컴페니에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최고디지털정보책임자(CDIO) | “임대부터 관리까지…부동산 라이프사이클 전반 AI가 돕는다”
“올해부터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주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스스로 작성해 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2~3주가 걸렸던 업무가 3일로 단축됐습니다.”
살루메 컴페니에(Salumeh Companieh)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이하 C&W) 최고디지털정보책임자(CDIO)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생성 AI(Generative AI) 기술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C&W는 글로벌 대표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이다. 1917년 미국에서 설립된 이래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60개국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 매매, 관리, 컨설팅 등 소위 ‘부동산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그만큼 방대한 부동산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데, 여기에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이 부동산 시장에서 최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C&W의 대표적인 AI 서비스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실제 건축물이나 공장과 동일한 디지털 모델)’이다. 오피스 빌딩 같은 부동산 매물을 AI가 가상공간에 3D 그래픽으로 구현한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온라인으로 매물을 확인한 수 있다. 특히 C&W는 올해 11월 생성 AI 사용 가이드라인 격인 ‘AI플러스(+)’ 전략을 발표하고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컴페니에 CDIO는 “뛰어난 직원들이 역량을 강화하는 데 AI가 도움 된다”며 “결과적으로 고객이 받는 혜택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C&W가 AI 기술을 도입한 배경은.
“AI는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NLP), 자연어 생성(NLG), 자동화 등 다양한 유형의 기술로 구성돼 있다. 많은 기업과 조직에서 수년 전부터 이 기술들을 도입하고 활용해 왔다. C&W 역시 2018년부터 AI 도입을 준비해 왔는데, AI가 조직에 가져다주는 혜택이 매우 구체적이고 활용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어떤 혜택인가.
“과거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특정 개인이나 거래 내역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 위주로 최상의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좋은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준다. 덕분에 AI가 누구나 부동산 거래에서 최상의 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으나, 앞으로는 부동산 거래 패턴을 확인하거나 정해진 자본금에 가장 적합한 부동산을 찾는 업무 등이 AI를 통해 손끝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즉 다양한 부동산 시장의 가치 사슬이 디지털로 전환될 것이다.”
최근 생성 AI 기술을 부동산 분석에 도입했다고.
“그렇다. 올해 미국의 AI 스타트업 ‘재스퍼(Jasper)’의 AI 모델을 활용해 마케팅 및 리서치 팀의 콘텐츠 생성을 자동화했다. 구체적으로 전 세계 주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1700개 보고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도록 구현했다. 이전에는 특정 시장을 분석하려면 2~3주가 필요했는데, 이제는 3일이면 충분하다. 이마저도 AI가 작성한 보고서를 검증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대부분이다. 현재 C&W는 전체 가치 사슬에 걸쳐 AI 활용 성과를 가져오기 위해 수많은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준비하고 있다. 2024년 AI를 활용한 결과물을 다수 배포할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는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분야 아닌가.
“물론 상업용 부동산 업계는 변화의 속도가 다소 느리다. 또 과거 방식에 의존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변화가 느린 조직과 업계가 기술적으로 앞서갈 수 있는 시기라고 본다. 최근 AI 확산으로 일상생활이 더 편리해지면서 고객과 직원 모두의 니즈가 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자녀가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에 ‘12에 15를 곱하면 뭐지?’라고 물었을 때가 기억난다. 이때 ‘지금 우리 업무에도 AI를 적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 로드맵과 전략의 일부로서 AI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AI 도입 과정에서 기술적으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기술적 관점에서 가장 큰 도전 과제 중 하나는 시장에 상업용 부동산 모델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순히 자동화 업무에 AI를 투입하는 게 아니라 투자수익률(ROI)을 극대화하기 위해 활용하는 게 중요했다.”
AI 도입으로 오히려 직원의 일감이 줄어드는 건 아닌가.
“C&W가 올해 11월 발표한 AI 전략인 AI플러스는 사람과 파트너(협력사)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 회사에는 고객을 위한 최고의 아이디어로 가득 찬 업계 최고의 인재들이 있다. AI는 이 직원들이 자신의 지식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고객사에 혜택이 이어지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생산성 제고 또는 고객의 디지털 경험을 강화해 줄 수 있는 데이터세트 발굴 등 C&W 내부에서 AI를 사용한 사례가 이미 150건이 넘는다.”
올해 11월 AI플러스 전략을 도입한 배경은 무엇인가.
“AI플러스는 C&W의 글로벌 전략이자 비전이다. 우리는 AI가 모든 국가에서 상업용 부동산, 더 넓게는 인류 사회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점에서 AI플러스는 AI 사용에 있어 ‘데이터 스튜어드십(데이터 신뢰성을 보장하고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관리자의 역할)’과 윤리, 포용성 등을 고려한 철학과 접근 방식을 다루고 있다. 실제로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 이 전략은 한국을 포함해 C&W가 사업을 영위하고 고객을 보유한 모든 국가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될 것이다. AI를 활용한 구체적인 제품과 서비스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AI 전략은 일관되게 유지될 것이다.”
기업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성공하려면.
“최근 이런 구절을 들었는데, 굉장히 공감했다.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AI로 자신과 기술을 발전시키지 않는 사람은 새로운 세상에서 더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조직의 변화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고 고객을 대신해 데이터 스튜어드십과 데이터 건전성을 향상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이 사실을 조직 구성원과 고객에게 알려 신뢰를 얻는 것이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의 열쇠라고 본다.”
Plus Point
사무실에 부는 AI 열풍
보고서 작성·인사 평가 보조까지
최근 업무 현장에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초 자료 검색부터 발표 자료 제작까지 사무직의 긴 근로시간이 필요했던 업무를 AI가 대체하는 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1000쪽 이상의 신규 자본 규정을 분석하는 데 생성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파생 상품 거래, 사기 적발, 인사 평가 등에도 AI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코딩 업무 중 노동 집약적인 부분을 자동화하기 위해 AI를 활용 중이다.
국내에선 금융권이 AI 도입에 적극적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AI 기반 고객 상담 서비스 ‘콜봇’이 매일 평균적으로 처리하는 자체 상담 건수가 1만2800건에 달한다. 신한금융지주도 전 계열사 CS(고객 만족) 업무에 AI 상담원을 배치했다고 한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부터 AI가 작성한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기업 분석 리포트에 AI를 활용할 예정이다.
AI를 업무에 사용한 직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MS에 따르면, 자사 기업용 AI 챗봇 ‘코파일럿’을 사용한 직장인 1만1500명 가운데 70%가 생산성 향상을 체감했고, 85%는 이메일·발표문 초안을 작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MS는 “회의 요약 작업 시 코파일럿을 사용한 집단이 그러지 않은 집단보다 속도가 네 배 빨랐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