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비프 솔루션 플랫폼 스타트업 푸디버스 이호준·강원호 공동 대표 | “B2B 특화 오픈 플랫폼으로 마장동 축산 시장 폐쇄성 혁신할 것”

이주형 기자 2023. 12. 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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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호준 푸디버스 공동 대표전 PwC컨설팅 디렉터, 전 테이스티나인 경영전략본부장, 전 프레시지 사업혁신실장강원호 푸디버스 공동 대표호림미트(현 푸디버스) 창업자 사진 푸디버스

수도권 육류 유통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축산물 시장 ‘서울 마장동’. 60년 역사를 지녀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지만, 기존 거래 관계에 의존하는 폐쇄성 때문에 시장 구조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마장동을 ‘오픈된 플랫폼’으로 선진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스타트업이 있다. 10년 이상 글로벌 축산 시장에서 쌓은 데이터와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비프 솔루션 기업, 푸디버스가 주인공이다. 푸디버스는 원육의 사육·소싱·유통·기획·디자인·제조·판매·고객서비스(CS)를 수직 계열화했다는 점에서 다른 축산 유통 플랫폼사와 차별점을 갖고 있다. 타 플랫폼이 단순히 공산품을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전시했다면, 푸디버스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B2B에 특화했다. 기능별 수익 모델도 운영하고 있다. 판매할 제품을 만들어도 영업력이 없는 기업에는 판매 채널을 제공하고, 제품이 없는 기업에는 제품 개발과 ODM(제조 업자 개발 생산) 서비스를 지원해 준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매출 101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한 푸디버스는 올해 11월부터 사업 프로세스를 담은 플랫폼 ‘믿소’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믿소를 통해 한 달간 발생한 거래 규모는 70억원이다. 믿소는 새해 1월 정식 오픈될 예정이다. 최근 서울 성동구 푸디버스 본사에서 이호준·강원호 푸디버스 공동 대표를 만났다.

푸디버스는 어떤 기업인가.
이호준 “푸디버스는 원육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전 과정을 효율화하는 통합 비프 솔루션 플랫폼 기업이다. 푸디버스의 전신은 2012년 설립된 ‘호림미트’다. 호림미트는 10여 년간 B2B 축산 유통, 원육 수입 등을 중점 사업으로 하면서 축산 업계의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이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B2B 전용 플랫폼을 추가로 운영하게 됐고, 올해 사명을 푸드(food)와 우주(universe)를 합친 푸디버스로 바꿨다. 그렇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축산물 글로벌 소싱, 원육의 효율적인 소비를 위한 상품 기획·개발·판매·컨설팅, B2B 거래 플랫폼 등 세 가지 사업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두 사람이 축산 유통에 발을 들인 시점이 다른데.
강원호 “2005년 대학 휴학을 하고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 축산 공장에 들어갔다. 고기를 배우기 위한 목적이었다. 고기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라고, 무엇을 먹는지, 우리는 언제부터 고기를 먹었는지 등 모든 게 궁금했다. 너무 재밌어서 호주에서 고기에 몰입하는 경험을 한 뒤, 18년 가까이 육류 글로벌 소싱을 해왔다. 한국에서 육류 사업을 시작하면서 언제 고깃값이 치솟고 고기 수급에 문제가 생기는지, 부위별로 한국의 고기 수요가 어떻게 변하는지 등 데이터를 쌓고 만들어왔다. 이 데이터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이호준 대표를 만났다.”

이호준 “나는 PwC 컨설팅에서 12년간 국내외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 수립, 디지털 전환(DT) 프로젝트 등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식품,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산업의 인사이트를 경험했는데, 이종 산업 간 다른 인사이트를 적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갈증에 밀키트 스타트업의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F&B(Food & Beverage·식음료) 생태계 전반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육류 글로벌 소싱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가진 강원호 대표를 만나 B2C 사업, DT에 대한 내 노하우를 살려보고자 의기투합하게 됐다.”

푸디버스가 내세우는 ‘마장동 선진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강원호 “푸디버스가 말하는 마장동 선진화는 ‘오픈된 플랫폼에서 열린 구조로 투명한 거래를 하는 것’이다. 푸디버스 시스템을 통해 기본적인 발주 시스템과 거래처 관리, 수익 분석 등을 한다면 분명 전체적인 시장을 키워나가는 측면에서 모든 플레이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장동 선진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강원호 “축산 시장은 변동성이 크다. 상품이 공산품처럼 규격화되기도 어렵다. 특히 B2B는 새로운 거래처와 관계를 맺는 것보다 기존 관계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형태를 띤다. B2C보다 큰 물량과 돈이 오가는 구조다 보니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재고를 관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시장이다. 적정 시기에 빠르게 유통돼, 수요와 공급이 맞아야 하는데 이를 예측·파악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돼야 하지만 기존에 맺고 있는 관계에서 가격이 결정돼 버린다. 판매자·구매자도 모두 만족하는 거래를 할 수 없단 얘기다. 이것이 마장동에서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 B2B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

이호준 “각 시장 참여자가 가진 정보를 폐쇄적으로 운영함에 따라 가격 결정 등 여러 측면에서 불편함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는 바꿔 생각해 보면 발전 가능성이자 기회였다. 타 업체를 경쟁 상대가 아닌 혁신 플랫폼의 참여자로 대하면, 시장 전체의 효율성이 증가하고 판매자 구매자 모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서로를 인지하지 못했던 구매자와 판매자가 연결되고, 편중됐던 정보가 오픈되는 것이다.”

푸디버스만의 강점은.
이호준 “사업 모델이다. 푸디버스는 원육의 사육·소싱·유통·기획·디자인·제조·판매·CS를 수직 계열화해 수익성, 업무 효율성 측면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B2B와 B2C를 통합해 원육을 구매하고, 채널별 특성을 고려한 제품을 기획하기 때문에 속도 측면에서도,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기능별로도 수익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비프 브랜드 코드가 없는 회사를 위한 오퍼 대행 서비스, 제품은 있지만 영업력이 없는 회사를 위한 독점 판매권 운영 등이 그 예시다. 판매 채널은 확보했지만, 제품은 없는 경우에는 제품 개발부터 제조, ODM 서비스까지 제공해 주기도 한다. 자체적으로 이를 허스키(HUSKY) 모델이라고 부른다. 수직 계열화와 기능별 수익 모델을 동시에 운영하는 모델로 ‘HUb’ ‘SpoKe’ ‘Yield’의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데이터, 수익성 기반의 사업 운영도 강조하고 싶다. 푸디버스는 B2B·B2C 연계 후, B2B 서비스만 운영했을 때보다 영업이익률이 8~13%포인트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경험했다. 이를 바탕으로 작년 20억원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현재는 시리즈 A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타 축산 유통 플랫폼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
이호준 “타 플랫폼이 공산품을 단순히 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전시한 것이라면, 푸디버스는 ERP 서비스 등을 제공해 B2B에 특화했다. 푸디버스는 더 많은 플레이어를 참여시킨다. 축산 업계에서 판매자는 직수입사, 사육사, 중간 도매상 등으로, 구매자는 외식 가맹점, 대형 식당·정육점, 육류 가공사 등으로 다양하다. 푸디버스의 플랫폼에서는 구매자가 원하는 판매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올려진 상품 외에도 원하는 부위·수량·가격 등을 판매자에게 제의할 수 있다. 또 푸디버스는 10여 년간 쌓아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직접 그 제품을 판매하는 등 트렌드에 맞는 수요를 충족해준다.”

푸디버스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강원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푸디버스의 프로젝트는 미래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가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AI를 통해 당뇨 환자에게는 어떤 고기 섭취가 좋을지 추천해 주는 식의 맞춤형 서비스를 현실화하는 것이 선진화에 포함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통합 비프 솔루션을 마장동뿐 아니라 해외에도 수출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Company Info
“특정 분야 학습해 정확도 높여…유럽 시장 문 두드린다”

회사명 푸디버스
본사 서울 성동구
사업 축산·수산 글로벌 소싱 및 B2B 비프솔루션 제공, 식품 기획·브랜딩·판매 등
공동 대표 이호준, 강원호
설립 연도 2012년
매출 1010억원(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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