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도 못버티고… 87억 청담동 아파트까지 경매로 나왔다

김남석 2023. 12. 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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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의 경매 건수가 급증했다.

경매에 나온 초고가 아파트 대다수의 공통점은 임차인 없이 집주인이나 가족이 거주하고 있고,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작년 아파트 경매 건수가 늘어날 당시 올해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며 "고가 주택이 경매에 나온 사유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까지 어떻게든 버티다 올해 초부터는 세금과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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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서초·반포 등 강남권 매물
불경기에 대출 못갚아 내놓은듯
경매시장도 얼어 유찰도 다반사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제공.

20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의 경매 건수가 급증했다. 2021년 42개에 불과했던 매물이 올해는 벌써 160개를 넘어섰다.

대출이 불가능해 이른바 '현금부자'의 전유물로 여겨져 불경기에도 굳건했던 고가 아파트 역시 장기화된 불경기를 버티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오는 족족 제값에 팔렸던 과거와 달리 경매 시장에서의 인기도 떨어졌다.

2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전국에서 20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매 161건이 진행됐다. 지난해 68건에서 2.5배에 육박했다. 하반기에만 100여개의 매물이 나오며 지난해 전체 건수를 훌쩍 넘어섰다.

대부분의 매물은 대치동, 서초동, 반포동 등 매물 대다수가 서울 강남에 위치해 있었고, 부산과 대구, 부천 등에서 20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경매에 나왔다.

현재 경매에 나와 있는 최고가 아파트(단일물건 기준)는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2'다. 감정평가액만 87억5000만원에 달한다. 해당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채권 총액은 97억원으로 올해 초 소송에서 지며 강제경매가 결정됐다. 이후 채무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하며 임의경매까지 더해졌다.

같은 아파트 42억원 매물도 경매에 올라왔다. 해당 세대도 대부업체에서 집을 담보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다. 이 곳 역시 집값을 넘는 45억원의 채권이 잡혀 있다.

경매에 나온 초고가 아파트 대다수의 공통점은 임차인 없이 집주인이나 가족이 거주하고 있고,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다는 것이다. 대출 규제로 초고가 아파트는 구입 당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집을 구매한 뒤 이를 담보로 빌린 사업자금 등을 갚지 못했다는 의미다.

경매에 나오는 대부분의 아파트는 최초 구입 당시 빌린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갭투자나 영끌 등으로 무리하게 집을 구매한 뒤 집값 하락으로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초고가 아파트는 구입 당시에는 여력이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상황이 악화된 사례가 많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를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집까지 경매에 넘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매에 나오면 감정가에 가까운 가격에 팔렸던 과거와 달리 여러차례 유찰을 겪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6일 매각된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는 감정가(34억2000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5억5599만원에 팔렸고, 26억5000만원에 경매에 나온 서초3차 대림e편한세상은 두 차례 유찰을 겪은 뒤에야 매각됐다.

20억원 이상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매각가 대비 낙찰가)은 2021년 상반기 97.5%에서 올해 하반기 85%까지 떨어졌다. 당시 8건에 불과했던 유찰 건수는 67건으로 8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며 부동산 침체기에도 집값 하락이 잘 나타나지 않는 초고가 아파트가 경매까지 넘어오는 것은 경기 침체의 확실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희소성과 뚜렷한 선호층으로 인해 경매에 나오더라도 쉽게 매각이 됐던 과거와 달리 부자들도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작년 아파트 경매 건수가 늘어날 당시 올해 하반기부터 증가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며 "고가 주택이 경매에 나온 사유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까지 어떻게든 버티다 올해 초부터는 세금과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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