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왜 상승세 타는 반도체株 팔아치웠을까 [분석+]
반도체株 상승세 이어질까
상승하는 반도체 관련주
삼전 52주 신고가 달성
14만원 웃돈 SK하이닉스
반도체 업황 바닥 찍었나
주가와 달리 냉랭한 개미
여전히 순매도세 기록 중
국내 증시가 최근 우상향 중이다. 그 중심엔 반도체 관련주가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2배 가까이 상승했고,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의 대응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주가 상승세에도 개미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식을 순매도 중이다. 왜 일까.
"부진에 빠졌던 에이스가 귀환했다." 최근 상승세를 기록 중인 반도체 관련주를 두고 나오는 얘기다. 말 그대로 반도체 관련주가 활황이다. 대표 주자는 SK하이닉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초 7만5700원에서 지난 22일 14만600원으로 상승했다. 1년 사이 주가가 두배(85.7%) 가까이 오른 셈이다.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이보다 앞선 지난 14일엔 국내 증시 시가총액 순위 2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2위 자리를 내준 지 1년 9개월 만이었다.
불과 1년 전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긴 침체에 빠졌다. D램 가격 하락과 반도체 수요 둔화가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마저 적자로 돌아서면서 주가는 아래로만 흘렀다.
그 결과, 지난해 13만원대로 시작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말 7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런 흐름을 보면 14만원대로 올라간 최근 주가는 확실히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도 오름세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초 5만5400원에서 지난 22일 7만5900원으로 37.6%(2만500원) 상승했다. 시장에선 '8만전자'가 머지않았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주가 흐름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
지난 22일 두 회사는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장중 14만3700원,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6300원까지 올랐다. 주가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거다. 이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14만600원, 7만59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반도체 시장에 불고 있는 기대감 덕분이다. 시장 안팎에선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수출은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반도체 수출(1~20일)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했다. 11월 12.9%의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두달 연속 10%대 회복세를 기록했다. D램 가격도 반등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 가격은 10월 1.5달러대에서 지난 21일 1.74달러로 11.6% 올랐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연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가동률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규모 감산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반도체 소재‧부품 업종은 '메모리 공급 업체들의 가동률 회복'과 함께 내년 1분기부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에서 불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이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 기대감에 불을 붙이고 있다. AI용 반도체가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정KPMG는 지난 11일 발표한 '2024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4년 13.1% 성장하며 올해 감소폭(-9.4%)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4년부터 AI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반도체 시장은 올해 대비 3.8%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AI 기술의 상용화가 반도체 업계의 호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냉랭한 개미의 투심投心이다. 연일 매수세를 기록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투자자와 달리 개인투자자는 두 회사의 주식을 내다 팔고만 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식을 각각 4045억원, 1조3932억원 순매도했다.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개미의 투심은 냉랭하다는 거다. 반도체 업계에 불어온 이른 봄바람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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