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규 연체액 10월에만 2.4조···7년3개월만에 최대
은행 1.3조 부실 정리 '역부족'
부동산 침체에 부실PF도 확대
건설업 연체율 1년새 2배 급등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는 가운데 10월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 한 달 만에 반등해 0.43%까지 올랐다. 새로 발생한 연체 채권은 7년여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올 8월 0.43%로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9월 소폭 줄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고점으로 올라선 것이다. 올해 연체율 추이를 보면 은행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는 3월과 6·9월 등 분기 말에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가 이후 다시 오르며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10월 한 달 사이에 새로 발생한 연체 채권이 2조 40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전달보다 2000억 원 늘어났으며 2016년 7월(2조 5000억 원)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증가했다. 은행들은 10월에도 1조 3000억 원 규모의 연체 채권을 정리하며 장부에서 지웠지만 신규 연체액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0월 신규 연체율(10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9월 말 대출잔액)은 0.11%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기업대출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0월 0.48%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증가했다. 이 가운데서도 취약 고리로 꼽히는 중소기업(중소법인+개인사업자)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59%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나 올랐다. 개인사업자 연체율(0.51%)도 0.05%포인트 상승하는 등 전체 연체율 상승 폭을 웃돌았다. 고금리가 좀체 꺾이지 않자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난 모양새다. 대기업 연체율도 0.19%로 0.05% 포인트 뛰었다.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연체율이 0.71%로 0.06%포인트 뛴 영향이 컸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5%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신용대출 연체율이 더 크게 오른 것은 주담대에 비해 금리가 더 높은 데다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한계 상황에 처한 차주가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연체는 최악의 경우 차주가 집을 처분해 빚을 갚으면 된다”면서 “반면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 부실 처리되면 차주는 물론 은행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금융권에서는 연체율 상승세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코로나19 때 유예된 대출의 상환 시점이 올 9월부터 단계적으로 돌아오고 있는 만큼 연체율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감원은 “10월 말 연체율은 9월 중 상·매각 등으로 하락한 후 다시 상승했으나 상승 폭은 최근 추세와 유사한 수준”이라면서도 “신규 연체 확대로 연체율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향후 건전성 약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업 등 취약 업종의 연체가 늘어나는 점도 우려스럽다. 이미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건설 업종 대출 잔액 연체율은 11월 기준 0.45%까지 올라선 상태다. 지난해 말(0.25%)에 견주면 갑절 가까이 뛸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확대될 우려가 커지는 만큼 건설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더 뛰어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건설·부동산업 연체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각 노력은 연체율 상승세를 제약하겠지만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하방 리스크를 감안하면 연체율의 추가적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의 대손충당금 등 손실 흡수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연체·부실채권 상·매각 등 정리 확대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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