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 3주째 '스톱'

이지안(cup@mk.co.kr) 2023. 12. 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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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용객만 최대 5만명에 이르는 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가 부품을 구하지 못해 한 달 가까이 멈춰 서 있다.

지난 4일 '역주행 사고'로 1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후 수리가 지연되면서 이용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가 감속기 기어 마모로 인해 발생했다고 결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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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속기 기어 마모, 부품 못구해
주문제작 등 최소 한달 걸릴 듯
다른 역도 부품 노후화 심각해

하루 이용객만 최대 5만명에 이르는 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가 부품을 구하지 못해 한 달 가까이 멈춰 서 있다. 지난 4일 '역주행 사고'로 1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후 수리가 지연되면서 이용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22일 출근시간대에 찾은 이곳에서는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 일부가 비닐로 덮여 있었고 그 위로 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옆에 있는 좁은 계단은 올라가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혼잡할 경우 50m 떨어져 있는 반대편 계단을 이용해 달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지만 돌아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복궁역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4만8875명(11월 기준)에 이르는 대표적 '오피스타운' 전철역 중 하나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가 감속기 기어 마모로 인해 발생했다고 결론을 냈다. 감속기는 에스컬레이터 모터의 회전 속도를 줄여 적절한 속도를 유지하는 장치다. 해당 에스컬레이터에 들어가는 감속기는 20년 이상 된 모델로 현재는 단종된 상태다.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단종된 감속기를 주문 제작한 뒤 시험 운행을 거친 후 에스컬레이터 작동을 재개하려면 앞으로 최소 한 달은 더 걸릴 전망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고장 난 감속기를 공장에 입고해 새로 제작하고 시험 운행도 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조사가 정한 감속기 내구연한은 10년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에스컬레이터는 2010년 설치한 후 한 번도 감속기를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컬레이터 부품 노후화는 경복궁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내 에스컬레이터 1837대 중 1067대(58%)가 제조사가 권장한 내구연한을 넘긴 감속기를 사용하고 있다.

문현철 호남대 교수(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는 "기계·설비·장비를 구성하는 부품의 수명이 다 정해져 있는데 이런 수명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복궁역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서울교통공사는 산업용 내시경을 활용해 감속기 내부까지 정밀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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