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운명 가를 총통선거…反中 집권당 라이칭더 우세
민진당 라이칭더 지지율 37%
단 한번도 선두 놓친 적 없어
中 지지 업은 국민당 허우유이
지지율 33%…막판 역전 가능성
민진당 승리땐 양안관계 악화
국민당 집권땐 美 인·태 전략 차질
다음달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유권자들의 ‘반중(反中)’ 정서를 등에 업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친중 성향의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안보 불안을 자극하면서 라이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미·중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미·중 패권 경쟁 구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승기 잡은 집권당…정권 연장 눈앞
대만의 이번 총통 선거는 ‘독립·친미’ 성향의 집권 여당 민진당과 ‘친중’ 노선의 제1야당 국민당이 미국과 중국을 대신해 싸우는 대리전 양상이다. 반도체 수탁생산 글로벌 1위 회사인 TSMC를 보유한 대만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모두에 대만은 포기할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민진당이 집권할 경우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을 전망이다. 국민당이 집권할 경우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미 성향의 민진당 라이 후보는 95차례에 걸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대만 인터넷 매체 메이리다오전자보가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라이 후보가 37.3%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친중 성향의 국민당 허우 후보는 33.4%의 지지율로 라이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다. 낡은 기성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흡수하면서 한때 2위를 달린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는 17.7%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 중이다.
국민당 허우 후보는 선거 초반 20% 아래 지지율을 나타내 대권 도전이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양안전쟁에 대한 대만인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면서 승부를 박빙 구도로 바꿨다. 특히 같은 친중 성향인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 후보가 사퇴하면서 친중 지지표를 대부분 흡수했다.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민진당 라이 후보는 친미·반중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차이잉원 현 총통보다 라이 후보의 반중 색채가 더 뚜렷하다는 평가다. 부총통 후보로 대표적인 ‘미국통’인 샤오메이친 전 주미 대만경제문화대표처 대표를 지명한 것도 민진당의 친미 기조를 보여준다. 라이 후보는 미국과의 군사적 밀착을 강화하는 게 ‘하나의 중국’을 주창하고 있는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대만을 지키는 길이라고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대만의 자위권 강화를 위한 지원·협력을 늘리면서 민진당을 우회 지원하고 있다.
친미-친중 대리전
중국은 민진당이 총통 선거에서 승기를 잡자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국무원이 20일 대만산 12개 품목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관세 감면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중국 당국은 민진당에 대해 ‘전쟁을 불러오는 세력’이라며 강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대만과 미국의 강한 밀착이 중국에는 악몽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벌이고 있는 패권 다툼에서 중요한 교두보를 잃을 수 있다. 대만과의 관계를 재건해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수출 통제 조치에 숨통을 틔우려던 중국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민진당이 재집권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변수는 3위를 달리고 있는 민중당 커 후보의 사퇴 여부다. 라이 후보와 허우 후보의 2파전으로 좁혀질 경우 허우 후보가 막판 역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양안 갈등으로 인한 전쟁 위협이 고조되면서 피로가 쌓인 유권자들이 친중 후보로 결집할 수 있어서다. 다만 커 후보가 완주 의사를 밝힌 만큼 사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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