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전진기지 … SK, 부천에 1조 '승부수'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3. 12. 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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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기술 경영 철학을 이어온 SK그룹이 경기 부천을 근거지로 새로운 친환경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SK그룹은 1조원을 투입해 SK이노베이션 등 7개 기업의 연구개발(R&D) 인력이 모일 'SK그린테크노캠퍼스'(가칭)를 부천에 조성한다.

SK그린테크노캠퍼스에는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 E&S, SKC, SK머티리얼즈 등 SK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 분야 핵심 계열사 7곳이 입주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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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R&D 경영 40주년 下
그린테크노캠퍼스 조성해
관계사 7곳 2027년까지 입주
친환경기술 역량강화에 집중
"연구자에 기술이익 5% 지급"
파격 인센티브로 동기부여

40년간 기술 경영 철학을 이어온 SK그룹이 경기 부천을 근거지로 새로운 친환경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SK그룹은 1조원을 투입해 SK이노베이션 등 7개 기업의 연구개발(R&D) 인력이 모일 'SK그린테크노캠퍼스'(가칭)를 부천에 조성한다. 이를 통해 13만7000㎡(약 4만평) 용지에서 △차세대 배터리·반도체 소재 △탄소 저감·포집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친환경 기술 개발 역량을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곳에는 석·박사급 관련 인력 3000여 명이 근무한다.

SK그룹은 2027년까지 부천 대장 도시첨단산업단지에 대규모 연구 집적시설을 조성한다. LG그룹이 서울 마곡에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한 것과 유사하게 '직주근접 R&D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SK그린테크노캠퍼스에는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 E&S, SKC, SK머티리얼즈 등 SK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 분야 핵심 계열사 7곳이 입주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이 입주할 연구시설은 연면적 40만㎡ 규모로 지어진다.

SK그린테크노캠퍼스 건설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지난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에너지·화학위원회 대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다"며 "친환경 기술에 미래가 있다고 보고 전 그룹 차원에서 경쟁력 제고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2020년 10월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경영진에게 "친환경 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 등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그린 사업 전략을 택한 멤버사들이 결집해 전략을 실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R&D 동기부여를 위해 2004년 SK만의 독특한 보상 체계도 국내 최초로 마련했다. SK그룹의 직무발명보상제도는 연구원이 개발해낸 기술로 성과를 올리면 해당 기술로 인한 이익의 5%를 직원에게 보상하는 파격적인 제도다. 박상훈 전 SK그룹 부회장은 "연구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직무발명보상제도 도입을 건의했다"며 "최 회장은 이 얘기를 듣고 보상 상한을 없애면 안 되느냐고 되물었을 정도로 동기부여에 관심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SK그룹은 R&D 인력 확충도 공격적으로 진행해왔다. 처음 울산에 기술지원연구소를 만들던 때에는 유공의 박사급 인력 채용 규모가 15명 내외였다. 1995년 대덕기술원이 준공될 당시에는 SK이노베이션 전체 R&D 인력이 340명으로 늘었고, 2016년에는 600명까지 증가했다. 올해는 R&D 인력이 2300여 명에 달해 전체 임직원의 20%에 가까울 정도로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의 R&D 경영을 연구한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SK그룹은 R&D를 넘어 사업 개발까지 연결하는 '연구·사업개발(R&BD)' 경영 모델을 갖고 있다"며 "배터리와 분리막, 윤활기유, 신약 등이 이러한 성과의 사례"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1989년 미국 동부에 바이오 사업을 위한 R&D 거점을 확보했으며 올해 실리콘밸리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송 교수는 "미래형 그린 에너지와 소재 사업의 경우 글로벌 협력이 성패를 좌우한다"며 "최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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