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가상자산 해킹 막아야 북한 미사일 돈줄 차단”

권경성 2023. 12.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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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사이버 보안팀이 북한의 가상자산 해킹을 막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해킹으로 탈취한 가상자산은 총 17억 달러(약 2조2,150억 원) 규모에 이르는데, 지난 5월 뉴버거 부보좌관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비용의 절반가량이 이런 가상자산 해킹을 통해 조달됐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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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 부보좌관 “북 해커, 유능하고 창의적”
북, 올해 탈취 가상자산만 2조 원 넘어
앤 뉴버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부문 부보좌관이 지난해 3월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사이버 보안팀이 북한의 가상자산 해킹을 막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부쩍 발사를 늘린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앤 뉴버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이버·신기술 부문 부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미국이 최우선적으로 대응해 오고 있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가상자산 탈취”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이(가상자산 탈취)를 통해 제재를 무력화하거나 그들의 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마련한 조치들을 회피하고 있다”며 “그 결과가 현재의 비약적인 미사일 발사 증가”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3발과 군사 정찰위성 3기를 포함해 100발이 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는 이례적인 빈도라는 게 미국 정부의 평가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해킹으로 탈취한 가상자산은 총 17억 달러(약 2조2,150억 원) 규모에 이르는데, 지난 5월 뉴버거 부보좌관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비용의 절반가량이 이런 가상자산 해킹을 통해 조달됐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북한이 가상자산에 집중하는 것은 훔치거나 옮기기가 용이해서라는 게 뉴버거 부보좌관의 분석이다. 그는 “급격한 산업의 성장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허술한 규제와 조잡한 보안 때문에 가상자산이 북한 해커들의 손쉬운 표적이 되고 있다”며 “클릭 몇 번으로 국경을 넘나들 수 있을 정도로 자산 이동이 간단하다는 것도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7월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70주년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그러나 북한의 해킹이 가상자산 절도에만 머물 것으로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북한의 사이버 해킹은 더 파괴적인 국제 안보 저해 행위로 발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뉴버거 부보좌관도 “북한의 해커들은 유능하고 창의적이며 공격적”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할 자금을 조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어 “수익성을 공격적으로 끊어 내는 게 북한의 해킹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자 미국의 목표”라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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