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폭탄발언 "또 수술하면, 이도류 포기한다"... 2번의 팔꿈치 부상, 배수진 쳤다

양정웅 기자 2023. 12. 25. 16: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2번째 수술대에 올랐던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배수진을 쳤다. 또다시 팔꿈치에 칼을 댄다면 '투수' 오타니의 미래는 불투명할 전망이다.

스포니치 아넥스, 데일리 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최근 "오타니가 '3번째 수술을 받게 된다면 투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는 최근 일본 NHK에서 방영 중인 오타니의 다큐멘터리에서 나온 본인의 말이다.

오타니는 21세기 들어 자취를 감췄던 투타겸업을 펼치며 메이저리그 6시즌 동안 엄청난 업적을 이뤄냈다. 6시즌 동안 타자로는 701경기에 나와 타율 0.274(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428득점, 86도루, 출루율 0.366 장타율 0.556, OPS 0.922의 성적을 거뒀다. 투수로는 86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 481⅔이닝 608탈삼진 173볼넷, WHIP 1.08을 기록했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2021년과 올 시즌에는 리그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에도 타석에서 135경기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 출루율 0.412 장타율 0.654 OPS 1.066, 마운드에서 23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 132이닝 167탈삼진을 기록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하지만 오타니의 '이도류'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18년 빅리그 데뷔 후 첫 시즌 10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로 호투했지만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고, 결국 수술대에 오르며 2019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이어 2020년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2경기 1⅔이닝 동안 8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흔들렸고, 투수 오타니의 모습도 여기서 끝나는 듯했다.

그래도 오타니는 2021년 23경기에서 130⅓이닝을 던지며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거뒀고, 이듬해에는 규정이닝(162이닝)을 넘기는 166이닝을 소화하며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이라는 투수 커리어 하이를 보냈다. 이에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4위에 올랐다.

올해도 오타니의 활약은 여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장착한 스위퍼와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오타니는 23경기에 출전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1⅓이닝 만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먹구름이 끼었다. 에인절스 구단은 더블헤더 2차전 종료 후 "오타니가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로 남은 시즌 투수로 뛰지 못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결국 오타니는 9월 중순 수술대에 오르며 최소 2025년에야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8월 24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2회 더 이상 투구를 이어가지 못한 채 마운드를 스스로 내려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타니의 수술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황상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추측된다. 그리고 토미 존 수술이 흔해졌다고는 하지만, 2번 이상 시술자들의 미래가 좋지만은 않았다. 북미관절경협회(AANA)의 지난 2016년 연구에 따르면 1999년 이후 당시까지 235명의 빅리그 투수가 토미 존 수술을 받았는데, 이 중에서 재수술을 받은 선수는 13.2%(31명)였다고 한다. 이중 첫 수술 후 2년 이상이 지나 재수술한 26명 중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한 사람은 17명(65.4%), 10경기 이상 투구한 선수는 11명(42.3%)에 불과했다.

또한 미국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1명의 투수가 2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 4명은 메이저리그 등판을 더 이상 기록하지 못했고, 3명은 10경기 이하 투구에 그쳤다고 한다. 팬그래프는 "2021년 이후 토미 존 재수술을 받은 14명 중 컴백에 성공한 투수는 3명(약 21%)이다"고 전했다.

결국 현재로서는 오타니의 정상적인 복귀조차도 장담할 수 없다. 첫 번째 수술처럼 회복기간을 거쳐 정상궤도로 돌아온다면 베스트 시나리오다. 하지만 3번째 수술을 받게 된다면 재활 과정부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오타니도 이를 언급한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오타니는 "투수로서 두 번째 수술이다. 그렇기에 만약 한 번 더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타자로 전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투타겸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 첫 번째 수술에서는 오른 손목의 힘줄을 이식했고, 이번에는 왼 손목 힘줄을 뺐다는 오타니로서는 배수진을 쳤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오타니가 벌써 포기할 생각으로 말한 건 아니다. 그는 "오랜 시간 꾸준한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싶다"면서 "향후 10년 동안 이도류를 이어가는 게 목표다"고 이야기했다.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말한 그는 그러면서도 "우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다졌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121억 원)라는,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규모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은 LA 에인절스와 마이크 트라웃이 2019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12년 4억 2650만 달러(약 5564억 원)의 연장계약이고, FA만 따지면 지난해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9년 3억 6000만 달러(약 4696억 원)다.

오타니는 구단을 통해 "다저스 팬 여러분, 저를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과 다저스 구단, 그리고 난 로스앤젤레스 거리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퍼레이드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소감과 목표를 밝혔다. 마크 월터 다저스 구단주는 "오타니는 100년에 한번 나올 인재이자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야구선수다. 오타니와 함께 메이저리그의 즐거움을 느끼는 전세계 팬들의 수를 늘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A 다저스가 오타니 영입 소식을 알리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LA 다저스 모자를 착용한 오타니 쇼헤이.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