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 안고 몸 던진 아빠…큰 아이 재활용 포대서 목숨 건져(종합)[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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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이가 있다며 수건을 흔들면서 살려달라고 하는 모습을 봤어요."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 3층 주민 A씨는 베란다에 서 있는 한 남성이 손을 흔드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도봉경찰서 등 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장소인 3층의 윗집에 살고 있던 30대 남성 박모씨는 0세 아이를 안고 추락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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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신고자 10층 주민 임모씨 사망…11층 계단서 발견
(서울=뉴스1) 유민주 홍유진 기자 = "여기 아이가 있다며 수건을 흔들면서 살려달라고 하는 모습을 봤어요."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 3층 주민 A씨는 베란다에 서 있는 한 남성이 손을 흔드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4시57분쯤 이곳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30대 남성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봉경찰서 등 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장소인 3층의 윗집에 살고 있던 30대 남성 박모씨는 0세 아이를 안고 추락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2세 아이는 아내가 재활용 포대에 먼저 던져 놓고 자신도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 두명과 아내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 지장이 없었지만, 박씨는 이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번 화재 최초 신고자이자 숨진 또 다른 30대 임모씨는 11층에 화재를 알리러 올라가다가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연기 흡입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슬리퍼에 패딩 점퍼를 입고 있던 11층 주민 이모씨는 "연기가 아직 덜 찬 바깥 베란다로 나가서 문을 바로 닫고 거기서 수건에 물을 적시고 버티고 있었다"며 "거의 한 40분을 그러고 있었다"며 떨린 목소리로 말했다.
오전 5시20분쯤 잠이 한순간 달아날 만큼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깼다는 70대 주민 A씨는 "깨자마자 집 앞에 나와보니까 문이 다 새까맣게 그을러 있었다"며 아직도 당황스러운 모습이 역력했다.
17층에 살고 있다는 주민 B씨는 "불길이 거의 다 사라지고 사고를 알게 됐다"며 "갑자기 공기청정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서 의아했는데 나와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4시57분쯤 화재 발생 신고를 접수하고 인력 312명과 장비 60대를 투입해 오전 6시37분쯤 대부분의 불길을 잡았고 오전 8시40분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부상당한 주민 30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초 화재가 발생한 3층의 거주민인 70대 남녀는 창문 밖으로 떨어져 생명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26일 소방 당국과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봉구청은 이날 오전 6시15분쯤 통합지원본부 및 현장응급의료소를 꾸리고 아파트 인근에 이재민 임시 대피소를 설치했다. 현재 아파트 인근 대피소로 지정된 모텔 객실에는 총 6가구가 대피 중이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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