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 ‘서울의 봄’ 단관했다가 고발당한 교장… 조희연 “교권 침해다”
“이번 사태는 새로운 유형의 교권 침해라는 입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화제의 영화 ‘서울의 봄’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고발당한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장 사례를 언급하며, ‘교권 침해’라는 입장을 25일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영화 ‘서울의 봄’ 단체관람 관련 교권 침해에 대한 입장>이란 글을 게재했다.
그는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태를 교사의 교육권 혹은 이른바 ‘교권’에 대한 침해의 한 유형이라고 새롭게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에 있는 한 고교가 영화 ‘서울의 봄’ 단체 관람했다가 해당 교장이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와 자유대한호국단으로부터 고발당하는 일이 있었다.
이들 단체는 같은 영화를 단체 관람한 다른 학교 앞에서도 ‘항의 집회’ 등을 벌였다.
조 교육감은 “교권 침해는 올해 7월 이후 서이초 사태에서 주로 교사의 교육권, 혹은 이른바 교권을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등의 공격적 행위를 통해서 교육활동 일반이 위협받는 것을 의미했다”면서 이번 사태가 ‘새로운 유형의 교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사의 교육과정에 대한 과도한 개입과 공격적 행위까지 교권침해의 유형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교권은 교원이 교육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전문성에 기초해 교육과정을 구성할 권리를 포함하기 때문”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의 봄’ 단체 관람이 교원이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정당한 교권의 범주 안에 든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교육감은 “‘서울의 봄’은 44년 전인 1979년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로 학생, 그리고 상당수 교원이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8년 전인 1995년 12월 19일, 여야 합의에 따라 ‘12·12 군사 반란 및 5·18 광주민주화 운동 관련 특별법’이 제정됐고,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대법원 확정 판결이 이뤄졌다”면서 “1997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전까지는 12·12 사태 등으로 모호하게 지칭하던 사건에 대해 12·12 군사 반란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했다”고 적어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그런 점에서 12·12 군사 반란은 사법적 판단이 이뤄진 사건이며, 보수와 진보 혹은 여당과 야당의 갈등 소재 역시 아니”라고 했다.
이어 “5·18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유혈 진압 역시 12·12 군사 반란의 연장선 위에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고 여야 국회의원 역시 함께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2·12 군사 반란 및 5·18 광주민주화 운동의 성격에 대한 정치사회적 합의가 있으며, 이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이처럼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있는 주제마저 교육과정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는 명백한 교권침해로 판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사회적 합의 영역 바깥에 있는 주제를 논쟁적으로 다루는 것 역시 교사가 가르칠 권리의 중요한 일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법부와 학계, 그리고 정치권에서 오래전에 확립된 역사적 사건조차 학교에서 다루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공교육의 책임 회피”라고 했다.
이어 “44년 전의 역사적 사건을 이야기하지 말아야 한다면, 1990년대 이전에 학교를 다닌 세대는 일제 강점이나 한국 전쟁에 대해 배울 수 없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역사 해석을 둘러싼 토론은 자유롭고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다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은 엄격하게 바로잡아야 하고 그 역시 학교의 책임이며, 교권은 그 책임 행사에 따른 권리”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건 및 이와 유사한 교권 침해 사건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토의-토론 교육이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로 삼고자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입장들을 모으고 체계화한 자료를 제작해 필요한 학교에게 지원하려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지난 24일 새벽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 지난달 22일 개봉한 지 33일 만에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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