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셧아웃 완파…대한항공 ‘배구 스타일’ 통했다
4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남자배구 대한항공은 최근 5경기에서 2승3패에 그치며 주춤했다.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가 허리 부상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여파가 적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앞서 22일 일시 교체 선수인 무라드 칸을 영입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그러나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새로 합류한 무라드의 기용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 홈경기를 앞두고 “직전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패하긴 했지만, 선수들은 무너지지 않고 충분히 잘해줬다. 앞으로도 대한항공 스타일로 밀어붙일 것”이라며 “무라드는 아직 팀 스타일과 맞지 않는 선수다. 무라드가 팀에 녹아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틸리카이넨 감독 표 ‘믿음의 배구’는 적중했다.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운 대한항공이 OK금융그룹을 완파하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성탄절을 맞아 배구장을 찾은 홈팬들 앞에서 크리스마스트리와 산타클로스 유니폼을 입고 OK금융그룹을 세트 점수 3-0(28-26 25-18 25-22)으로 물리쳤다. 승점 34점(11승7패)을 쌓은 3위 대한항공은 2위 삼성화재(승점 34점·13승5패)를 승점 격차 없이 바짝 추격했다.
듀스 접전이 펼쳐진 1세트는 강력한 서브로 상대를 뒤흔든 대한항공이 가져갔다. 특히 서브 에이스 3개를 터트린 에스페호 마크의 존재감이 컸다. 그는 11-11에서 강력한 스파이크서브로 연속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서브 3점 포함 8점을 낸 에스페호는 마침표도 스스로 찍었다. 그는 27-26에서 상대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백어택을 힘껏 뛰어올라 가로막으며 첫 세트를 끝냈다.
대한항공은 2세트 ‘높이’에서 OK금융그룹을 압도했다. 2-0에서 조재영이 신호진의 퀵오픈을 블로킹하며 견고한 벽을 가동한 대한항공은 이후 김규민과 한선수가 각각 2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상대 공격 흐름을 번번이 끊었다. 여기에 에스페호의 블로킹까지 더한 대한항공은 두 번째 세트에만 블로킹으로 6점을 올리면서 손쉬운 승리를 챙겼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강한 뒷심을 보였다. 22-22에서 김규민의 서브 득점으로 앞서가기 시작한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블로킹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정지석의 오픈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임동혁(14점), 에스페호(11점), 김규민(8점) 등이 고르게 득점했다. 중간중간 교체 투입된 무라드도 6점으로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특히 블로킹(12개)에서 OK금융그룹(3개)을 크게 앞섰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뒤 “중요한 순간에 득점해서 이길 수 있었다”며 “후반기인 4라운드에는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레오가 22점으로 고군분투한 OK금융그룹은 6경기 전패로 3라운드를 마감했다. OK금융그룹은 승점 22점(8승10패)으로 5위를 유지했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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