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알바노+두경민, DB 더블 핸들러. 박무빈 버틴 현대 모비스 제압. DB 최고 백코트진은 어떻게 승부처를 지배했나
[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원주 DB가 울산 현대모비스의 거센 추격을 물리치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DB는 25일 원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현대모비스를 102대92로 눌렀다.
DB는 21승5패, 2위 LG와의 승차를 4게임으로 벌렸다. 현대모비스는 11승14패로 6위.
DB는 디드릭 로슨(36득점, 8리바운드) 이선 알바노(25득점, 6어시스트, 3스틸)가 맹활약했고, 승부처에 투입된 두경민도 7득점, 2스틸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현대모비스는 게이지 프림(29득점, 14리바운드), 함지훈(11득점, 4리바운드)이 고군분투했고, 박무빈은 9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야투 성공률은 18.2%에 그쳤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력적 윙맨, 빅맨진을 가지고 있지만, 메인 볼 핸들러에 약점이 있었던 현대 모비스. 올 시즌 신인으로 뽑힌 박무빈이 가세하면서 이 약점을 잘 메워주고 있다.
단, DB에는 올 시즌 최고의 메인 볼 핸들러로 평가받는 이선 알바노와 최근 부상으로 가세한 두경민이 있다. 백코트진을 평가하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즉, 현대모비스의 '당돌한 신인'이 현역 최고 수준의 알바노와의 맞대결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가 이 경기의 키 포인트였다.
▶전반
1쿼터 시작과 함께 박무빈의 골밑 돌파, 실패했다. DB는 로슨이 최진수에게 막혔지만, 알바노는 아크로바틱한 골밑 슛을 넣었다.
현대모비스는 박무빈의 속공이 성공했다. 빨랐다.
최근 약간 부진한 폼인 로슨이 정면 3점슛을 터뜨렸다. 박무빈이 2차례 패스미스.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최진수의 실책, DB의 속공. 11-4, DB의 리드.
현대모비스는 이날 최진수를 스타팅으로 기용하면서 높이를 높였다. 박무빈의 역할이 중요했다. 원 가드 시스템이기 때문에 박무빈의 역할에 따라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최근 박무빈은 상당히 강력한 경기력으로 현대 모비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단, 초반 박무빈은 두 차례 실책을 저지르면서 신인 특유의 기복을 드러냈다. 현대모비스의 작전 타임.
박무빈이 또 다시 실책을 저질렀다. 현대모비스 벤치는 김지완을 투입하면서 투 가드로 변환. 박무빈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한 시도였다.
초반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프림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바스켓 카운트까지 얻었다. 귀중한 3점 플레이. 균형을 맞췄다.
알바노가 스크린 플레이로 김종규에게 완벽한 2대2 덩크 기회를 만들었다. 초반, 박무빈은 강한 매치업 상대를 만나 공수에서 고전하는 모습. 현대모비스 김지완의 미드 점퍼가 실패하자, 또 다시 알바노의 속공.
현대모비스의 앞선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특히, 트랜지션 게임에서 수비 세이프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21-7, 14점 차 DB 리드. 이우석이 3점포로 급한 불을 껐지만, 슈팅 셀렉션 자체가 응집력이 부족했다.
결국 공격의 실패는 DB의 수비 리바운드, 이후 알바노를 중심으로 한 속공을 허용하는 악순환.
알바노가 박무빈의 압박을 역이용, 레이업 슛을 넣었다. 이후 3점포까지 터뜨렸다. 결국 28-16, 12점 차 DB의 리드로 1쿼터 종료.
2쿼터 박무빈이 '복수'했다. 알바노의 볼을 스틸, 장재석의 속공 레이업 슛으로 연결했다. 이후, 박무빈은 곧바로 속공, 알바노의 파울을 얻어냈다. 자유투 2득점.
이��, 박무빈이 쓰러졌다. 알바노의 돌파를 막던 도중, 왼발목을 다쳤다. 걸어서 코트에 빠져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이날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는 큰 손실.
7~9점 차, 강상재의 3점포가 터졌다. 12점 차 DB의 리드. 현대모비스의 작전타임.
DB는 두경민이 들어왔다. 현대모비스는 김국찬의 레이업 슛, 프림의 스틸에 의한 속공으로 다시 추격.
박무빈은 다시 코트에 복귀. 로슨이 골밑 돌파에 성공하자, 박무빈이 두경민의 마크를 뚫고, 자유투 2개를 획득.
김국찬이 걸려 넘어졌다. 명백한 파울인데, 심판의 콜은 불리지 않았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이 테크니컬 에어리어 넘어서 격렬한 항의를 했다. 심판진은 테크니컬 파울 경고. 이전부터 지적됐던 문제점이 나타났다. 명백한 파울을 불지 않고, 테크니컬 파울을 불어야 할 때 경고로 타협한다.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파울을 놓칠 수 있다. 하지만, '넥스트 플레이'가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문제점이 있다.
자신들의 판정에는 자신이 없기 때문에 나오는 병폐. 올 시즌 수 차례 지적된 문제인데, 고쳐지지 않는다. 현 심판부의 이상한 '고집'이다. 불안한 판정 기준 역시 연장 선상에서 비슷하게 문제가 된다. 변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판정 불신의 핵심 원인. '복지부동' 그 자체다.
치열한 몸싸움. 현대모비스가 더 치열했다. 프림이 우격다짐으로 골밑을 집중 공략. 44-39, 5점 차로 맹추격.
DB는 두경민이 들어왔지만, 공수가 강화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분산되는 모습이 있었다. 두경민이 팀 적응하기 위한 부작용. 분명, PO에서 두경민은 DB에 도움이 되는 선수지만, 팀 적응 과정에서는 마이너스 현상이 나올 수 있다. 최진수의 3점포, 2점 차까지 추격. 결국 48-44, 4점 차 DB의 리드로 전반 종료.
▶후반
2쿼터 막판 현대모비스의 거센 추격. 3쿼터 초반, 알바노가 분위기를 다시 추스렀다. 미드 점퍼, 그리고 스틸에 의한 속공 4연속 득점. 52-46, 6점 차 리드.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압박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6분42초를 남기고 함지훈의 골밑슛으로 58-58 동점. 현대모비스는 프림과 박무빈을 중심으로 상당히 강력한 트랜지션 게임을 보였다. DB의 스피드도 상당했지만, 현대모비스가 스피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전반 알바노에게 밀렸던 박무빈은 점점 안정감을 되찾아갔다. 선두 DB는 여전히 견고했지만, 10점 차 이상의 리드를 따라붙은 현대모비스의 힘이 만만치 않았다. 단, 이때 해결사 로슨이 나서기 시작했다.
골밑슛으로 슈팅 감각을 조율한 로슨은 롱 2까지 터뜨렸다. 단 현대모비스는 '온순해진' 프림이 우직하게 골밑 돌파, 자유투 2득점.
프림의 존재는 DB에게는 상당히 까다롭다. 정통센터인 프림은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 게다가 포스트 업에서는 확실히 DB가 더블팀을 들어가도 막기 쉽지 않다. 이날 경기에서도 우겨넣는 득점으로 DB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국찬의 미드 점퍼로 또다시 동점. 현대모비스의 속공, 프림이 공격 리바운드 두 차례를 잡은 뒤 또 다시 우겨넣었다. 현대모비스의 역전. 현대모비스는 DB의 실책에 또 다시 속공.
다시 해결사 로슨 출동. 확률높은 골밑 돌파로 파울을 얻으며 자유투 잇단 4득점. 다시 66-66 동점.
두경민이 투입됐다. 속공 상황에서 과감한 3점포를 성공시켰다. 재역전. 박무빈은 스크린 이후 3점슛 실패. 그러자, 알바노가 유려한 스텝으로 박무빈의 수비를 벗겨낸 뒤 주특기 미드 점퍼를 성공.
하지만, 박무빈은 2대2 프림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 함지훈의 골밑슛을 만들었다. 3쿼터 0.8초를 남기고 로슨이 그대로 3점포를 성공. 76-70, 6점 차 DB의 리드. 3쿼터 종료.
4쿼터, DB는 두경민이 계속 나왔다. 최승욱의 3점포, 하지만, 박무빈이 응수하는 3점포를 터뜨렸다. 4~7점 차 DB의 리드.
두경민의 스틸이 나왔고, 로슨의 레이업 슛으로 연결. 단, 현대모비스는 김지완의 3점포로 응수.
두경민의 3점포가 터졌다. 86-80, DB의 리드. 게다가 로슨의 골밑 돌파를 막던 프림의 4반칙.
단, 프림을 막던 김종규가 잇단 파울로 5반칙 퇴장. 이때 알바노의 패스를 받은 두경민이 돌파를 한 뒤, 코너의 최승욱에게 완벽하게 빼줬다. 3점포 작렬. 더블 가드 시스템의 위력을 알 수 있었던 대목.
현대모비스는 끈질겼다. 김국찬의 파울 자유투 2득점, 이우석의 재치있는 컷 인 골밑 돌파가 성공했다. 5점 차로 추격.
박무빈이 오픈 3점포를 날렸지만, 빗나갔다. 아쉬웠던 순간. 이때 로슨이 강상재에게 오픈 3점포 찬스를 내줬다. 깔끔하게 성공. DB는 로슨까지 가세, 트리플 핸들러 시스템이었고, 좀 더 효율적 공격 루트를 찾기 매우 용이했다. 현대모비스가 활동력을 극대화한 수비를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찬스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이때 박무빈의 패스 미스를 했다. 로슨의 골밑돌파가 나왔다. 96-86, 10점 차 DB의 리드, 남은 시간은 2분12초.
사실상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현대모비스는 3점포로 응수했지만, 알바노가 이번에는 3점포를 터뜨리며 완전히 승패를 굳혔다.
DB는 두경민이 승부처에 투입되면서 상당히 매력적 시스템을 또 다시 만들어냈다. 알바노와 두경민은 공수 겸장의 가드다. 두경민이 정상 컨디션을 찾으면, 리그 최고 백코트진이다. 여기에 로슨까지 볼 핸들러 역할은 만렙 수준이다. 즉, 승부처에서 트리플 핸들러 시스템을 만들면서도, 강상재 김종규와 함께 트리플 포스트 시스템까지 만들 수 있다. 로슨의 다재다능함이 만들어 낸 DB만의 강점이다. 역대 이런 팀은 없었다.
강력한 초반 선두 질주 이후 약간 힘이 빠지는 듯 했던 DB는 두경민의 가세로 또 다시 날개를 달게 됐다. 이변이 없는 한 DB의 상승세는 계속 될 공산이 높다.
현대모비스는 박무빈의 가세 이후 확실히 팀 경기력은 업그레이드됐다. 이날도 경기력은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박무빈만으로 한계가 있었다. 박무빈 역시 신인 특유의 턴오버 비율이 높았다. 고군분투했지만, 알바노-두경민 라인을 동시에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모비스는 메인 볼 핸들러 부족분을 메우면 팀 전력 자체가 얼마나 올라갈 수 있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과도기적 측면이 있지만, 조만간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아시아 쿼터 옥존까지 가세하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현대모비스 측은 "팀 적응이 필요하지만, 옥존은 아바리엔토스와 비슷하면서도, 좀 더 승부처에서 무거운 스타일"이라고 했다. 현대모비스 측의 평가가 맞다면, 옥존은 현대모비스 전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박무빈과 함께 더블 핸들러를 담당하게 되면 더욱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온순해진 프림, 알루마 외국인 선수 라인업과 함지훈 장재석 김준일 이우석 최진수 김국찬 등 토종 라인업은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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