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캡틴의 충격 고백.. "사실 어린 선수들과 못 어울렸다" 맨유 말년 '셀프왕따'

왼쪽부터 맨유 현역 시절의 웨인 루니, 로이 킨, 폴 스콜스.로이터연합뉴스

왼쪽부터 맨유 현역 시절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로이 킨.Caughtoffside 캡처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좋아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딱히 싫어하지도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캡틴이었던 로이 킨이 현역 끝자락에는 자신도 라커룸을 겉돌았다고 고백했다.

영국 언론 '미러'는 25일(한국시각) '킨이 맨유 시절 왜 웨인 루니와 친하게 지내지 않았는지 이유를 설명했다'라며 킨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킨은 "선수로서 루니는 존중(respect)했다. 하지만 다른 부분은 아니었다"라고 회상했다.

킨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맨유에서 뛰었다. 루니는 2004년 맨유에 입단했다. 루니는 19세, 킨은 33세였다.

킨은 "확실히 우리는 말다툼을 벌인 적도 없다. 루니에게 따뜻하게 대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았다. 다만 루니와 나는 스타일이 달랐다. 농담 같은 것들도 나와 맞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당시 맨유는 세대교체 시점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2003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하고 데이비드 베컴을 레알 마드리드로 보냈다. 2004년에는 루니를 데리고 왔다.

킨은 젊은 선수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세대 차이 때문이었다. 미러는 '킨은 올드트래포드에서 마지막 기간 동안 동료들과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라고 짚었다.

킨은 "말년에는 내가 몇몇 선수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느꼈다. 선수들의 유머 따위에 공감하지 못했다. 누구와도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립던 선수들이 많았다. 시대가 변하고 있었고 내가 조금 심술궂은 데다가 구식이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놨다.

왼쪽부터 맨유 현역 시절의 로이 킨, 데이비드 베컴, 라이언 긱스.

열 살 이상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허물없이 지내기가 쉬울리 없다. 킨은 2005년 11월 이른바 '키노게이트'로 알려진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공개 인터뷰를 통해 일부 동료들을 내쫓아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결국 자신이 셀틱으로 이적하게 되면서 맨유와 영원히 이별했다.

킨은 "리오 퍼디난드나 루니 같은 선수들과는 농담도 통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문제였다. 나도 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맨유에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올 때면 나는 항상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분명히 매우 좋은 선수들이었지만 성격적인 면에서 맞지 않았다"라고 자책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