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저리 쓰고도... 첼시, 올해 19패로 EPL 최다패 불명예
첼시 FC는 지난여름 이적료로 4억6780만유로(약 6712억원)를 썼다. 올 시즌을 앞둔 비장한 투자였다.
지난 시즌 12위라는 처참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각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20팀 중 단연 최고 액수였다. 다음이 토트넘인데 2억4710만유로(약 3546억원)로 첼시 절반 수준이다. 브라이턴에서 뛰는 중앙 미드필더 모이세스 카이세도(22·에콰도르)를 이적료 1억1600만유로(약 1664억원)에 데려왔고, 로메오 라비아(19·벨기에)에게 6210만유로(약 891억원), 크리스토퍼 은쿤쿠(26·프랑스)에겐 6000만유로(약 861억원)를 썼다.
이 3명을 위해 3416억원을 퍼부었는데 결과는 재앙이었다. 라비아는 부상으로 올 시즌 개점휴업. 은쿤쿠도 무릎을 다쳐 계속 못 나오다가 지난 24일 울버햄프턴전에 18경기 만에 처음 교체로 나와 데뷔골을 넣었다. 지난 1월 이적료 1억유로(약 1435억원)에 8년 6개월 장기 계약을 맺은 측면 공격수 미하일로 무드리크(22·우크라이나)는 1년 동안 EPL에서 단 2골에 그치고 있다. 카이세도 역시 그럭저럭 제 몫은 하고 있지만 거액 이적료 값은 못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첼시는 24일 울버햄프턴과 벌인 2023-2024시즌 EPL 18라운드에서 1대2로 패했다. 승점 22(6승4무8패)로 골득실(+1)에 앞서 10위를 겨우 지킨 첼시는 이날 11위로 뛰어오른 울버햄프턴(승점 22·-7)과 본머스(승점 22·-8), 풀럼(승점 21·-5)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자칫 또 중하위권으로 떨어질 위기다. 최근 울버햄프턴과 재계약한 황희찬(27)은 선발로 나와 교체 없이 뛰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첼시는 특히 패(敗)가 많다. 지난 시즌에는 16패(11승11무)를 당했다. 연도별로 따지면 지난해 5패, 올해 11패였는데, 이번 시즌 들어선 올해 8패를 당하면서 2023년에만 19패. EPL 축구 팀 중 올해 최다 패를 기록하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2년 전 유럽 챔피언스 리그(UCL)를 제패한 팀으로선 굴욕스러운 성적표다.
전조는 지난 19년간 첼시를 이끌며 막대한 투자로 ‘왕조’를 일군 러시아 부호 로만 아브라모비치(57)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여론이 악화하자 구단을 매각한 뒤부터 나타났다. 컨소시엄을 이뤄 이를 인수한 미국인 사업가 토드 볼리(50)는 작년 9월 성적이 좋게 나오지 않자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UCL 우승을 이끈 토마스 투헬(50·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그레이엄 포터(48) 감독은 선수들을 장악하지 못한 채 승률 39%(12승8무11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남기고 지난 4월 계약 해지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의 옛 스승인 전 토트넘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1)가 새 지휘봉을 잡았지만 좀처럼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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