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벌리힐스의 저녁식사와 포르셰 선물···오타니가 접수해버린 ML 스토브리그

김은진 기자 2023. 12. 25. 15: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타니 쇼헤이(오른쪽)가 자신에 이어 LA 다저스에 입단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회 접시를 함께 들고 웃고 있다. 노부 마츠히사 인스타그램 캡처



메이저리그의 스토브리그가 ‘오타니’로 물들고 있다. 상상을 초월한 계약부터 그 뒷이야기까지 끊이지 않고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의 각종 소식이 겨울 뉴스를 장식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25일 “오타니가 야마모토와 함께 로스앤젤레스에서 스타 셰프 노부 마츠히사의 저녁을 즐겼다”는 제목으로 LA 다저스에 합류한 두 특급 스타의 동향을 전했다. 오타니가 자신에 이어 LA 다저스에 입단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함께 LA 베벌리힐스의 일본인 스타 셰프가 운영하는 고급 일식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는 내용이다. 둘이 같이 회 접시를 들고 웃는 모습이 세계적인 유명 셰프 노부 마츠히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됐다. 본격적으로 유니폼을 입기 전이지만, 둘이 메이저리거로서, 다저스 동료로서 함께 처음으로 한 장의 사진에 담기자 ‘뉴스’가 됐다.

오타니는 자유계약선수(FA)가 돼 전세계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 달러에 계약하고 다저스에 입단했다. 이어 일본프로야구에서 올해까지 3년 연속 4관왕과 사와무라상을 독식한 야마모토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12년 3억2500만 달러에 역시 다저스와 계약했다. 오타니는 다저스가 야마모토를 면담하는 자리에 동석해 직접 홍보까지 했고, 야마모토가 다저스를 선택한 데는 오랫동안 동경해온 오타니와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추측도 쏟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오타니와 야마모토는 일본대표팀에서 우승을 위해 힘을 합쳤다. 오타니는 야마모토가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 계약을 하는 데에도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이 벌써 유대감을 쌓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LA 다저스 투수 조 켈리의 아내 애슐리가 현관문을 열고 오타니가 보낸 포르셰 자동차를 발견한 뒤 놀라고 있다. 애슐리 켈리 트위터 캡처



오타니는 사상 최고액에 계약을 하고도 그 중 97%는 계약기간 이후 받기로 하는, 유례 없는 규모의 지급 유예를 구단과 합의한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인생 목표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다저스를 택했고, 이를 위해 앞으로도 전력을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는 다저스의 재정 문제까지 염두에 둔 배려다. 인성이 바르기로 유명하고 목표를 위해서는 당장의 금전적인 이익만을 따지지도 않는 의지를 보여준 오타니가 이번에는 통 큰 ‘답례’로 다시 시선을 끌었다.

오타니는 다저스에 입단하며 등번호 17번을 달았다. LA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때부터 달아온 번호다. 다저스에는 이미 투수 조 켈리가 17번의 주인으로 자리하고 있었으나, 오타니에게 흔쾌히 번호를 양보했다. 그의 아내 애슐리는 오타니가 다저스와 계약하기 전 자신의 SNS를 통해 ‘오타니에게 다저스 17번을 달게 하자’는 의미의 ‘#Ohtake17’을 붙여 오타니 영입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실제로 오타니는 다저스에 입단했고 17번을 달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번호를 양보해준 동료의 가족에게 포르셰 스포츠 세단을 선물했다. 지난 24일 애슐리가 SNS에 공개한 동영상에서는 집앞에 주차된 은색 스포츠 세단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는 애슐리에게 남편 켈리가 “당신 거야. 쇼헤이가 보냈어”라고 말한다. 오타니가 등장하지 않은 이 영상에서 가장 빛나는 이는 물론 오타니다. 오타니가 선물한 포르셰는 1억5000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오타니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포르셰도 덕분에 큰 홍보 효과를 누렸다. 애슐리는 SNS를 통해 “문을 연 순간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고마워요, 오타니”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실력과 인성을 갖추고 메이저리그까지 평정하며 미국 야구 팬들과 선수들까지 사로잡는 특대형 스타가 된 오타니는 지금 일본 최고의 자랑이다. 일본 NHK는 지난 24일 ‘오타니 쇼헤이, 2023 전설과 대가, 그리고 새로운 장으로’라는 제목의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전세계 가장 비싼 스포츠 스타가 된 오타니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의 가치관과 메이저리거로서 더 깊은 포부를 보여줬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오타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맛있는 것을 먹고, 야구하고, 많이 자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하고 싶다”며 “팀 내 위치, 연봉 순위가 달라지면 짊어져야 할 책임도 커진다. 하지만 그 밖의 것은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 8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내년에는 타자로만 뛰어야 하지만 2025년 다시 투타겸업으로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도 강조했다. 오타니는 “내 목표는 다저스와 계약한 10년 동안 투타겸업을 계속하는 것이다. 세번째 수술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 온다면 계획을 바꾸게 될 수도 있고, 누구도 투타겸업을 길게 이어간 적이 없으니 내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있는 힘을 다하겠다는 약속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