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공백은 없다' 대한항공, OK에 '충격의 6연패' 안겼다... 에스페호-임동혁 '쌍포'에 대체 외인 무라드도 빛났다 [인천 현장리뷰]

인천=안호근 기자 2023. 12. 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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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대한항공 선수들이 25일 OK금융그룹전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득점 후 기뻐하는 에스페호(가운데). /사진=KOVO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공백은 없었다. 인천 대한항공이 경기장을 가득메운 홈 팬들에게 성탄 선물을 선사했다.

대한항공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8-26, 25-18, 25-22)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대한항공은 11승 7패, 승점 34로 2위 대전 삼성화재(13승 5패)와 승점 차를 지웠다. 반면 OK금융그룹은 연패가 6경기로 길어졌다. 8승 10패, 승점 22로 6위 천안 현대캐피탈(승점 19)로부터 달아나지 못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대한항공은 크리스마스 특별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에게 화답했다. 특히 산타클로스의 원조라는 평가를 받는 핀란드 출신의 틸리카이넨 감독은 산타로 변신해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마크 에스페호가 11득점, 임동혁이 14점, 김규민과 무라드가 각각 8점과 6점으로 고른 활약을 펼치며 OK금융그룹을 괴롭혔다.

OK금융그룹에선 지난 경기 2득점에 그쳤던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가 22점으로 분투했지만 대한항공의 전반적인 힘이 딸리며 고개를 숙였다.

경기장을 찾은 링컨(오른쪽). /사진=KOVO
몸을 푸는 무라드. /사진=KOVO
12월 25일 대한항공-OK금융그룹 선발 라인업
대한항공은 세터 한선수, 아웃사이드 히터 마크 에스페호, 미들블로커 조재영,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 미들블로커 김규민으로 나섰다. 리베로는 오은렬과 정성민.

OK금융그룹은 세터 박태성, 아웃사이드 히터 차지환, 미들블로커 바야르사이한, 아포짓 스파이커 신호진, 아포짓 스파이커 레오나드도 레이바(등록명 레오), 미들블로커 박원빈으로 맞섰다. 리베로로는 조국기와 부용찬이 나섰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2연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다. 링컨 윌리엄스의 부상으로 일시 대체선수 무라드 칸을 데려온 대한항공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무라드의 출전을 뒤로 미뤘다.
그럼에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조급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하다. 손발 맞춘 지가 하루 이틀 정도 뿐"이라며 "우린 늘 그렇듯이 우리 스타일대로 할 것이고 거기서 무라드를 잠깐 투입하고 맛을 가미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무라드는 (아직) 우리 스타일에는 맞지 않는 선수이기에 어떻게든 우리와 스타일에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플레이어는 요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에스페호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에스페호의 불안한 리시브 능력에도 "준비한 건 있다. 개인 능력치가 있다. 그걸 최대로 끌어올려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오히려 반대로 우린 상대의 약점을 찾는다. 상대의 약점을 찾아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부상으로 빠진 이민규(왼쪽). /사진=KOVO
선발 세터로 나선 OK 박태성./사진=KOVO
반면 OK금융그룹은 5연패에 세터들의 부상 이탈로 고민이 컸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지금까지 주축으로 했던 두 선수가 출전할 수 없다. 저번에 첫 출전했던 박태성이 선발 출전 예정이고 대학 시절에도 실적이 있다"며 "저번 시합에서도 좋았던 모습 보여줘 이번 경기에서 다른 선수들이 도와준다면 좋은 활약 보여줄 것"이ㄹ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22일 트레이드로 합류한 사이드 공격수 박성진에 대해선 "온지 얼마 안돼서 콤비네이션도 맞춰보지 못한 상태"라며 "삼성화재 때 능력은 알고 있고 사이드 포지션 둘 다 소화 가능하다. 리시브 연습하는 걸 봐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둘 다 생각하며 기용하려고 한다. 가능한 빠르게 나오면 좋을 것이다.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의 세터 특징을 빠르게 파악해 적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파이크를 때리는 에스페호(왼쪽). /사진=KOVO
팀 득점에 기뻐하는 틸리카이넨 감독(오른쪽). /사진=KOVO
◆ '불안요소' 에스페호 카드 적중, '신무기' 무라드도 데뷔전 합격점 받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비장의 무기는 바로 에스페호였다. 리시브 불안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상대의 리시브 라인을 마음껏 흔들어놨다. 1세트에만 서브에이스 3개를 꽂아넣으며 홀로 8득점을 기록했다. 1세트 17-16으로 대한항공이 한 점 앞선 상황에서 무라드를 투입했고 높은 타점의 위력적인 공격도 선보였다.

세터가 불안한 OK금융그룹은 잘 버티는 듯 했다. 지난 경기 2득점으로 최악의 경기를 펼친 레오가 8점을 올렸고 신호진도 5점으로 힘을 보탰다.

그러나 더 쉽게 갈 수 있는 흐름에서 OK금융그룹은 대한항공의 서브에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1세트 내내 OK금융그룹을 괴롭히던 에스페호가 결국 세트를 매조졌다.

24-24 듀스에서 임동혁과 레오의 퀵오픈으로 주고 받은 양 팀은 이번엔 레오와 곽승석의 서브 범실로 25-25 다시 한 번 듀스를 이어갔다.

박원빈의 서브를 곽승석이 정확히 받아냈고 한선수와 호흡을 맞춘 김규민이 속공을 적중시켰고 이어 김규민의 서브에 이어 날아든 레오의 백어택을 에스페호가 완벽히 가로막으며 세트를 마쳤다.

공격을 펼치는 무라드. /사진=KOVO
공격을 성공시키는 무라드(오른쪽). /사진=KOVO
팽팽했던 흐름은 1세트 이후 급격히 대한항공 쪽으로 기울었다. 임동혁의 연속 득점으로 앞서간 대한항공은 조재영과 김규민의 블로킹, 상대 범실 등으로 9-3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19-13으로 여유 있게 앞서간 대한항공은 다시 한 번 무라드를 투입했다. 신장 205㎝의 높이를 자랑하는 무라드는 유광우의 백토스를 받아 연속 득점을 올리며 파괴력을 보였다. 재치 있게 밀어 넣는 공격 등으로 2세트에만 4득점하며 손쉽게 팀을 세트포인트로 인도했다.

짧았지만 무라드의 임팩트는 상당했다. 조직력을 가장 중시하는 틸리카이넨 감독 특성상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한 무라드에게 많은 기회를 줄 수 없었지만 큰 키에서 나오는 강력함은 가뜩이나 다양한 대한항공의 공격 옵션에 풍성함을 더해줬다.

3세트 대한항공이 흔들렸다. 범실을 12개나 저지르며 크게 흔들렸다. 임동혁이 승부처마다 득점하며 홀로 6점을 책임졌다.

팀이 19-18로 살얼음판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틸리카이넨 감독은 에스페호를 쉬게 하고 에이스 정지석을 투입했다. 김규민의 서브 득점까지 비디오판독 끝에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레오의 강스파이크를 한선수가 막아내며 대한항공은 한순간에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김규민의 서브를 불안하게 받았고 한 번에 넘어온 공을 정지석이 다이렉트 킬로 마무리했다.

경기를 앞두고 유광우(오른쪽)와 함께 웃고 있는 틸리카이넨 감독. /사진=KOVO
경기를 마친 틸리카이넨 감독은 셧아웃 승리에도 "오늘 경기력은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범실도 많았다"고 불만을 표하며 "중요한 순간 점수를 낸 게 키포인트였다. 후반기엔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이날 특별히 산타로 분장한 것에 대해선 너그럽게 말했다. "배구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지 않나, 이건 필요하다면 해야 하는 것"이라며 "사실 크게 신경은 안쓴다. 오히려 다른 분들을 웃게 만들었다면 그걸로 좋다. 아마 성공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산타 마을이 있는 산타의 본고장이다. 고향에서 가족들이 본다면 어떨것 같느냐는 질문에 "산타가 전화해서 흉내를 그만내라고 할 것 같다"고 웃으며 "가족들은 평소에도 경기를 늘 챙겨본다"고 답했다.

6연패에 빠진 오기노 감독은 낙담하지 않았다. "끝난 건 어쩔 수 없다. 부족했던 건 찾아서 보완해나가야 할 것 같다"며 "경기는 졌지만 따라가는 힘은 좀 있었다고 본다. 1,2점을 어떻게 따낼지 고민하고 승부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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