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갚느라 車구입 언감생심…20대 신차등록 ‘뚝’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12. 25. 15: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대 신차 등록 점유율 6%
통계 집계 이래로 최저 수준
소득 줄고 부채는 2배 늘어나
‘큰손’ 3040세대 비중도 줄어
50대 이상에게 신차등록 추월
고령화發 인구구조 변화 영향
전체 연령대 가운데 20대 이하에서 새 차를 구입하는 비중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이는 저출산 현상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의 변화로 20대 이하 소비자가 줄어들고 있는 와중에 소비 여력마저 크게 위축된 결과로 해석된다.

2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체 승용 신차 등록 대수는 137만6621대(법인·사업자 포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대 이하의 승용 신차 등록 대수는 8만2358대로, 전체의 6%를 차지했다.

국토부가 연령별로 신차 등록을 분류해 공개한 2009년 이래로 올해 20대 이하의 비중은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대 이하의 신차 등록 점유율은 2009년 11.1%에서 2010년 12.2%로 올랐다가, 2020년 7.2%, 지난해 6.3%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소득 7% 줄고, 빚 93% 늘어난 20대
20대 이하의 신차 등록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는 소득은 줄고 빚은 늘고 있는 현실이 꼽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에 따르면 20대 이하 가구주의 가구소득은 2018년 3363만원에서 2021년 3114만원으로 7.4% 줄었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 가구주의 가구소득은 30대 11.5%, 40대 10.8%, 50대 10.6%, 60대 이상 22.5% 각각 늘었다. 이번 조사에서 가구소득이 줄어든 연령층은 20대뿐이다.

부채 보유액 증가율도 20대에서 가장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의 부채 보유액은 2018년 2591만원에서 지난해 5014만원으로 93.5% 늘었다. 30대 39.8%, 40·50대 각 22%, 60대 이상 12.4%의 부채 보유액 증가율보다 높았다.

갈수록 높아지는 신차 가격도 20대 이하 소비자의 주머니를 닫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판매 가격은 1404만원에서 2023년형 1975만원으로 최근 5년 새 40.7% 올랐다.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각종 안전·편의사양이 기본으로 탑재되면서 자동차 가격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50대 이상에 밀리는 30·40대 신차구매
전체 차량 소유자 현황
3040세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올해 1~11월 30대·40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은 31.3%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43.9%)과 비교해 12.6%포인트 감소한 결과다. 10년여 전만 해도 50%에 육박했던 30대·40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은 2018년부터 40% 밑으로 떨어졌고, 이제는 2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핵심 소비층인 3040세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은 올해 처음으로 50대 이상 세대에게 추월당했다. 50대 이상의 신차 등록 점유율은 2013년 25.1%에서 올해 33.4%로 최근 10년 사이 8.3%포인트 높아졌다.

기존 차량과 신차를 합한 전체 자동차 등록 통계에서도 차량 소유자들 중 50대 이상 차주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국에 등록된 차량은 총 2550만3078대(법인·사업자 포함)에 이른다. 이를 세대별로 구분하면, 20대 이하가 3.2%, 30대·40대가 33.9%, 50대 이상이 48% 등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4.9%는 법인 등록 비중이다. 2013년까지만 해도 전체 등록 차량 중 30대·40대가 소유한 차량은 43.9%에 이르렀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이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

이 같은 연령대별 격차가 나타나고 있는 일차적인 이유로는 인구 구조의 변화가 꼽힌다. 한국의 인구 구조는 고령 인구 비중은 늘고, 젊은 층은 줄어드는 역피라미드 형태로 굳어졌다. 50대 이상 세대는 더 오랜 기간 경제생활을 한 만큼 아래 세대들에 비해 경제력이 크고, 자동차를 소유한 비율도 더 높다. 40대 이하의 자동차 소유 비율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감소, 주거비용 증가에 따른 가처분 소득 감소 등이 지목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