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 귀찮아"…면허시험 실격자 합격처리 시험관, 2심도 유죄

박효주 기자 2023. 12. 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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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시험 과정에서 단말기 입력 실수로 실격자를 합격시켰지만 이를 정정하기 귀찮아 그대로 둔 50대 기능검정원이 2심에서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인천 미추홀구 한 자동차운전전문학원 소속 강사이자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관(기능검정원) A씨는 지난해 1월 8일 공전자기록인 학사관리프로그램에 수검자 2명의 도로주행검정시험 점수를 허위 입력해 이들을 부정 합격 처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후 A씨는 B씨를 실격 처리해야 하지만 단말기 조작 실수로 합격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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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전면허시험 과정에서 단말기 입력 실수로 실격자를 합격시켰지만 이를 정정하기 귀찮아 그대로 둔 50대 기능검정원이 2심에서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25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날 인천지법 형사항소5-3부는 공전자기록 등 위작과 위작공전자기록 등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기능검정원 A(59)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인천 미추홀구 한 자동차운전전문학원 소속 강사이자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관(기능검정원) A씨는 지난해 1월 8일 공전자기록인 학사관리프로그램에 수검자 2명의 도로주행검정시험 점수를 허위 입력해 이들을 부정 합격 처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이들 수검자 2명과 동승해 도로주행시험을 주관하고 채점하던 A씨는 수검자 B씨가 유턴하지 않고 시험경로를 이탈하자, 즉시 B씨의 운전을 중단시키고 자신이 직접 차량을 운전해 학원으로 복귀했다.

이후 A씨는 B씨를 실격 처리해야 하지만 단말기 조작 실수로 합격 시켰다. 그런데 그는 입력을 정정하는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그대로 나눴다.

이어 다음으로 시험을 본 C씨가 유턴 후 3차로에서 1차로로 급격히 진로를 변경하자, A씨는 C씨에게 구두로 "실격"이라고 고지했다.

그런데 문득 A씨는 수검자 B씨에게는 합격 통보가, C씨에게는 불합격 통보가 이뤄질 경우 C씨가 B씨 합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것이 염려됐다.

이에 그는 수검자 C씨 이의 제기를 미리 무마하기 위해 "당신들의 실수를 눈감아 주고 합격 처리하겠다"면서 C씨에 대해 감점 처리하지 않고 합격으로 입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검자 B씨 관련 단말기 입력 실수를 바로잡을 절차와 방법이 있는 데도 번거롭다는 이유로 보고하지 않고 은폐했다"면서 "이를 입막음하기 위해 수검자 C씨의 점수도 거짓으로 입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는 운전면허시험관(기능검정원)으로서 직업윤리 의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기능검정원 자격을 박탈해 해당 업계에서 퇴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사전에 범행을 계획·준비한 것이 아니라 단말기 입력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면서 "피고인에게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과도한 처벌이라고 판단돼 원심과 동일한 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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